“4백의 중앙수비수라면 키가185㎝정도는 돼야 하는데….”지난달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대표팀 훈련광경을 지켜보던 김광명 기술위원은 대표팀 ‘4백’의 고질적인 수비불안이 해결되지 않는 까닭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히딩크 감독의4백 시스템에는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중앙수비수가 절실하지만 강철(178㎝), 송종국(175㎝) 등 대표팀 중앙수비수 후보들의 신장이 너무 작다”는얘기였다.
신장이 비교적 좋은 김상식과 최진철역시 나이지리아 평가전을 통해 중앙수비수로서 합격점을 받지 못한 터라 대표팀의 수비고민은 날로 커져 갔다. 체격 좋고 기동력이 뛰어난 중앙수비수발굴에 고심하던 히딩크 감독은 마침내 ‘최적의 후보’를 찾아냈다.
히딩크 감독이 뽑아든 히든카드는 유상철(30ㆍ가시와레이솔). 대표팀에서 줄곧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유상철은 3일 오전 대구에서 열린 대표팀 전지훈련서 이민성, 최진철과 함께 본격적인 중앙수비 훈련에돌입했다.
과거 유상철의 경력을 아는 사람이라면그의 중앙수비수 변신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경신중ㆍ고 시절 최전방 공격수였던 그는 건국대 시절에도 최종수비수로 활약하는 등 전천후 선수로서의코스를 밟아왔다. 대표팀에서도 94년 아시안게임과 98년 월드컵을 앞두고 리베로(스위퍼)로 활약했다. 물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왼쪽 윙백, 공격과수비형 미드필더, 스트라이커 등 안거쳐본 포지션이 없다.
히딩크 감독은 유상철의 중앙수비수변신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84㎝,78㎏의 유상철은 붙박이 중앙수비수 홍명보(181㎝,73㎏) 이민성(183㎝,73㎏)보다 체격조건이뛰어나다. 멕시코와의 컨페더레이션스컵 2차전서 코뼈가 부러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던 그는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파워는 물론 승리를위한 투쟁심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팀과 상대해도 밀리지 않는 수비조직력을갖추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목표에 비춰볼 때 유상철의 중앙수비변신은 대구전지훈련의 최대 화두임에 분명하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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