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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南北접촉 '봇물'…숨가쁜 南北대화 숨죽인 '관계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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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南北접촉 '봇물'…숨가쁜 南北대화 숨죽인 '관계복원'

입력
200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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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강산 육로개설을 위한 남북 당국회담을 시작으로 10월 들어 남북대화가 숨가쁘게 이어진다. 이달에 예정된 각종 남북 접촉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가능성과 지난해 하반기 수준의 남북관계 복원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된다.금강산 회담에서는 남측 고성군송현리에서 북측 삼일포까지 13.7㎞ 구간에 육로를 개설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다. 정부는 육로개설 원칙에 합의한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 간의 6월8일 합의를 바탕으로 구체적 합의점 도출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금강산 관광대가금을 위해 남북협력기금 450억원을 투입한 정부로서는 육로를 열어야만 관광사업에 대한 지속적 지원이 가능하다는 절실한 사정도 감안해야 할 처지다. 남측은 연내에 ‘임시 도로’라도 개통, 곧바로 시범적 육로관광을 시작하자고 북측을 다그친다는 방침이다.

보다 주목되는 회담은 23일부터진행될 2차 경협추진위. 전력 협력, 경의선 복원, 임진강 수해방지, 개성공단 등 4개 실무협의회를 관장하는 추진위가 열리면 그동안 중단된 사업들의 스케줄이 다시 짜여진다.

또 28일부터 열릴 6차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은 운만 뗐던 식량지원 및 전력문제를 본격 제기할 것으로 보여 논의 결과가주목된다. 식량지원은 남측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상태여서 규모와 지원방식에 눈길이 쏠린다.

6차 장관급회담에서는 또 김정일위원장의 답방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임명된 북측 김령성 단장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했듯이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의 김 국방위원장 면담도 예상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양측 정상들의 의중이 직ㆍ간접적으로 드러나면서 2차 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10월 남북의 대화 국면은 남북대화사에서 독특한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부시 미 행정부 출범 후 꽁꽁 얼어붙은 북미관계가 지속되면서 북한이 남한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전달하려는 새로운 형국에 주목한다.

미국과 대화하고 남측을 봉쇄한다는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 도식과 정반대인 현 구도에서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남북대화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는 얘기다.

미국이 대 테러 전쟁으로 북미대화의 여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10월의 대화국면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6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대화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의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느냐가 새삼 주목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관광회담 최대쟁점은

3일 시작된 금강산 관광활성화를 위한 남북 당국회담의 최대 쟁점은 육로 연결의 선행 요건인 비무장지대(DMZ)를 언제, 어떻게 개방하느냐이다.

남측은 연내에 ‘임시도로’를 개설, 육로관광을 시작한 뒤 도로포장 등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복안 아래 조속히 DMZ 개방을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북측은 육로관광이라는 총론에는 동의하면서도, 군사회담의 개최시기, 공사 착공시점등은 못박지 않는 신중론을 펼 가능성이 있다.

DMZ 개방 문제는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와도 연관돼 있지만, 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 작업에 따른 규정과 절차를 마련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그리 어려울 게 없다.

그러나 양측 군부 입장에서 보면 이는 일정 지역의 무장상태를 해체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 국방부도 개설될 도로 지역의 군사 시설물을 제거하는 데 따른 변화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북측 군부는 주요한군사 거점이기도 한 금강산 일대를 사실상 현대에 내준 상황에서 육로까지 터주는 데 대한 불만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의선의 경우도 남북당국간에는 1년 전에 합의가 이뤄졌으나, 북측 군당국이 ‘군사보장합의서’ 서명을 미룬 탓에 아직도 DMZ내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육로관광에필요한 도로폭이 50m 안팎으로 예상된다”면서 “산술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지만 군사적 측면에서는 엄청난 전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결국 육로연결의 성사여부는 북측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측이 회담에 응한 만큼 내부조율을 마쳤을 것이라는 분석과,군사 문제에 관한한 최대한 발을 빼며 시간 벌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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