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흑인이 백인갑부로 환생죽었다 살아난사람이 영화 소재로 애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과 영혼’에서 패트릭 스웨이지는 영매의 몸을 통해 잠깐 이승으로 외출한다.
의외성 없는 죽음이란 없다. 다소황당하고 과감한 설정도 ‘환생’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너그러워진다.
환생을소재로 한 영화가 주로 코미디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다운 투 어쓰(Down ToEarth)’는 오히려 좀 싱거운 환생영화이다. CG를 전혀 쓰지 않았고, 화려한 화면 보다는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개인기에 의존한 ‘입담’으로 재미를 추구한다.
랜스는 코미디언 지망생. 사석에서는 그의 입담에 웃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막상 무대에만 서면 썰렁한 유머로 관객들의 야유가 빗발친다.
그의 꿈은 코미디의 명소인 아폴로 극장무대에서는 것.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가다 트럭에 치여 그만 하늘나라에 가고 만다.
그가 가본 하늘나라는 고급 디스코텍과 흡사하다. 사람들은 옷을 쭉 빼 입고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린다.
예쁜 여자들과 맛있는 음식…. 천사 시스코(마크 에디)는 43년 후에나 올사람을 미리 데려 온 조수의 실수를 인정하고, 부인과 그의 정부에 의해 독살된 갑부 웰링턴의 몸에 영혼을 대신 넣어준다. 흑인이었던 랜스가 백인갑부의 몸을 빌어 환생하면서 사고는 잇달아 터진다. ‘그래 그래 난 가난한 깜뚱이’ 이런 식으로 흑인들의 싸구려 식당에서 노래를부르다 두들겨 맞고 쫓겨나는 것은 약과.
사회운동사인 손티 젠킨스(레지나 킹)에 푹 빠져, 생전에 고약했던 기업주 웰링턴은 잇달아 자선을 베푼다.“많이 벌었는데, 좀 잃으면 어때.”
흑인에 의한, 흑인을 위한, 흑인의영화로 랩과 흑인 유머가 우리 정서에 얼마나 맞을 지는 미지수. 크리스 웨이츠, 폴 웨이츠 형제가 감독과 시나리오를 맡았다. 12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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