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가는 마음이 가볍지 만은 않다. 경제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연휴 기간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기금 금리를0.5%포인트 내렸다. 테러사건 후 두 번째, 올들어 아홉 번째다.FRB는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경기 하강이 가속화할 경우 추가 인하조치 단행의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만큼 미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진 념 경제 부총리는 이 같은 미국경제의 침체로 우리 경제의 회복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최소한 6개월 정도 더 필요할 것이며, 올해 연 2%대의 낮은 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당장 걱정되는 것이 실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중 대졸 이상 고학력 실업자수는 2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16만9,000명에비해 18.3% 증가했다. 이런 ‘고급’ 실업자들이 테러 사태이후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가 없다.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의 감소율을 기록,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하반기 중반부터 감소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크게 다를 뿐 아니라 향후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런 판국에서도 과ㆍ호화 소비는계속 극성을 부리고 있다. 관세청은 올들어 8월까지 골프채를 가지고 출국한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늘었다고 밝혔다.
양주 반입량은 11% 증가했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 중 상당 수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가격과 서비스면에서 훨씬 이익이라고 말하고 있는 점을 당국은 새겨들어야 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인데도, 외국 관광객이 적게 오는 것을행여 이번 테러 사건과 연계 짓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추석 전국정감사에서 현 경제난은 정부 탓이라고 말했다. 대통령도 전에 이와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어 별로 새로운 감은 없지만, 지난해 4ㆍ4분기부터정부 분위기가 이완된 면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거의 1년을 느슨하게 보낸 데 대한 회한인 셈이다. 이 수석의 정부 자성 발언이 단순히 말로서만끝나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의 발언이 국감을 피해가거나,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립 서비스’가 아니기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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