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구석기 유적 날조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중인 일본고고학회는 구석기 유적을 변조한 도호쿠(東北) 구석기문화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 전 부이사장으로부터, 작년 11월 시인했던 2곳 외에도, 20여유적의 날조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일본의 구석기문화연구 전체가 의심 받을 처지에 몰렸다. 가뜩이나 역사교과서 왜곡사태로 인접국들로부터 불신 당하고 있는 일본 처지가더욱 곤혹스러울 것 같다. 일본은 근대화 초기 아시아국가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소위 탈아론(脫亞論)이다.
요즘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70만년 전으로 되돌려 이집트문명과 맞먹는 고대문명이 일본에 존재했음을 믿고 싶어한다. 또 다른 역사 날조행위다. 구석기 유물 날조는 이런 분위기에서 잉태되었다. 70만부가 팔렸다는 ‘국민의역사’라는 책은 ‘일본이 세계 4대문명의 하나’라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를 체험한 바 있는 한국과 중국 등은 이번사건을 한 고고학자의 비양심적인 날조사건만으로 보지 않는다. 불행 중 다행한 사실은 일본 고고학계가 이 사건을 검증하면서 하나하나 진실에 다가가고있는 점이다. 일본학계뿐 아니라 일본사회도 이번 사건을 과거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편 우리 학계도 검증되지 않은 결과가 통설로 용인되는 풍조가 없는지 타산지석의 교훈이 돼야 할 줄 안다. 한 학자의 영웅심이 자신의 몰락은 물론, 한 나라의 학계와 지성조차 의심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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