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고비로 ‘이용호 게이트’를 둘러싼 로비의혹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제 검찰 수사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이씨 사건은 검찰ㆍ경찰ㆍ국세청ㆍ국정원ㆍ금감원 등 사정기관의 고위 간부들과 정치인의 개입 및 금품수수 여부로 확대된 상태다.이를 위해 대검 중수부와 특별감찰본부가 이씨 비호세력을 추적하고 있지만 핵심 관련자의 도피와 진술거부로 검찰 수사는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 수사
당초 수사대상이던 이씨의 계열사 자금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는 지난 21일 공소제기로 마무리됐다. 그러나수사도중 사건의 축이 로비의혹으로 이동한 탓에 중수부는 수사인력을 총동원해 실체파악에 나서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이씨 자금의 흐름파악을 통한 정ㆍ관계 로비 여부. 이를 규명하려면 계좌추적을 통한 자금의최종 귀착지 확인과 함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한 이씨의 진술이 필수적이다. 수사팀은 이씨가 로비창구로 활용한 해외 전환사채(CB) 펀드의 규모와 자금인출 시기, 인출액수 등에 대한 파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출된 돈이 수억원대의 현금이라서 이씨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이씨는 ‘모르쇠’로일관하고 있고 이씨의 사업상 파트너로 자금조성과 배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D금고 김영준 회장 등은 해외로 출국하거나 잠적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씨가 국정감사를 계기로 정치권 인사에 대한 금품 전달 사실을 일부 시인하는 등 전향적모습을 보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또 최근 검찰에 출두한 사건 진정인 강모, 심모씨와 보물선 인양과 펀드 조성 등에 개입한 이씨의 주변인사들을 압박해 이씨를 추궁할 단서를 상당부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해 하던 수사팀도 “이씨가 무한정 입을 닫고있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별감찰본부 수사
특감본부는 지난해 5~7월 이씨에 대한 석연치 않은 석방과 불입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중수부만큼이나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임휘윤 부산고검장과 임양운 광주고점 차장, 이덕선 군산지청장이 엇갈린 진술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 사람은 “1년 전의 일이라 정확한 보고ㆍ지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드러난 사실은 이 지청장이 이씨에 대한 진정사건을 접수해 상부에 보고했고 임 고검장은 김태정전 법무 장관의 전화를 받고 수사라인에 검토지시를 내렸다는 정도다. 아직 석방과 불입건 과정에 이씨의 로비에 의한 검찰 내ㆍ외부의 압력이 개입했는지는확정되지 않았다.
특감본부는 그러나 최근 집중 소환조사를 통해 당시 이씨 사건을 처리하는 보고ㆍ지시체계에 혼선이 빚어진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청장의 보고를 두고 임 차장과 임 고검장의 진술이 다르고 임 고검장의 지시에 대해서는 이 지청장과 임 차장의 진술에 차이가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감본부는 허리 역할을 한 임 차장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수사력을 모으면서 이 지청장과 임 고검장을 추궁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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