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발 일 좀 하게 해주세요….’ 안정남(安正男) 장관의 사표가수리된 29일 건교부 직원들은 신물이 난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이날은 추석연휴특별수송 비상대책반이 가동되고 대한항공의 미 댈러스 공항 사고까지겹쳤지만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동네북’이 된 허탈감, 새 장관에 대한 업무보고 걱정, 또 닥칠 지도 모를 불의의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눈앞을가렸기 때문이다.
한 간부는 “20일 짜리 장관을 임명해 놓고 업무방해만할 바엔 차라리 공석으로 놔두는 게 낫다”며 짜증을 냈다.
그도 그럴 것이 건교부 장관은 올들어 4번, 최근 40여일 사이에는 3번이나 갈렸다. 현 정부들어서는 6명이 거쳐갔다.
더욱 불행스럽게도 (DJP 공조 등에 따라) 예외없이 건설ㆍ교통 비전문가들이 자리를 차지한 탓에 건교부의 ‘행정력’은이들을 공부시키는 데 바쳐지곤 했다.
올 봄 부터는 ‘장관 피로증’까지 나타났다. 5개월만에옷을 벗은 오장섭(吳長燮) 장관이나 DJP 공조파기로16일만에 중도 하차한 김용채(金鎔采) 장관, 안 장관까지 모두 부동산투기 의혹등으로 정치 공방을 몰고 와 관리들이 장관 바람막이로 까지 내몰렸기 때문이다.
전셋값 폭등, 항공안전 2등급 추락 등 주요 현안은 신경조차 쓸 수없었던 셈이다.
”이번엔 누가 오시죠. 얼마나 갈까요. 건교부 장관은임기제로 할 수는 없나요….” 23일만(안정남 전 장관 7일 취임)에 또 업무보고 지시를 받은 한 직원은 지친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황양준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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