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처럼 얽혀 있는 ‘이용호 게이트’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핵심고리로 조직폭력배 출신인 정간산업개발 대표 여운환(呂運桓ㆍ47ㆍ구속)씨가 주목받고 있다.20년간 이씨의 그늘막이었을 뿐 아니라 최근 3년 동안 이씨의 대외로비를 전적으로 담당한 창구였기 때문이다.
여씨는 전 국회의원 조모씨 등 여권 정치 인사들과 오랜 기간 긴밀한 교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과 국정원, 국세청 등 힘있는 기관의 인사들과 두루두루 관계를 가져온 ‘마당발 로비스트’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이씨의 로비자금 40여억원 중 그 용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20여억원을 여씨가 누구에게 건넸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이번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도 여씨가 주로 접촉한 인물들이 이용호 리스트와 중복돼 있어‘여운환게이트’를사건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이 사건의 막다른 골목엔 여권의 핵심 실세가 버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한 관계자는 “정권의실세인 세 명의 K 의원 밑에 조직폭력배 대부 J씨가 있고, 여씨가 바로 그 아래에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이용호 게이트에서 여씨가 차지하는 역할이 생각보다 훨씬 컸을 것으로 판단,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여씨를 비호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국정원, 여권 등 권력의 핵심 인사 30여명의 명단을 확보, 여씨와의 관계 등을 추적하고 있는 것.
검찰 관계자는 “여씨가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어 이용호 게이트 수사가 진척이 안되는 상태”라며 “여씨가 입을 여는 순간 수사는 급물살을 탈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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