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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코트 '이경수 파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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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코트 '이경수 파동' 오나

입력
2001.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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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판에 이경수(한양대4ㆍ200㎝) 파동이 엄습하고 있다. 8년만에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드래프트를 앞둔 실업팀들이 이경수 확보를 놓고 사활을 건 물밑경쟁을 벌이고 나선 것.삼성화재의 슈퍼리그 5연패(連覇)에 들러리를 섰던 현대캐피탈은 일찌감치 자유경쟁실시를 주장하고 나선 반면 대한항공은 “드래프트가 무너질 경우 팀 해체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경수는 검증된 거포. 신진식(삼성화재ㆍ188㎝) 처럼 공격, 수비, 서브의 3박자가 완벽한데다 장신의 이점까지 있어 조만간 신진식을 능가할 에이스감이다.

때문에 현대자동차를 인수, 출발 첫 해를 맞은 현대캐피탈로서는 슈퍼리그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현행 드패프트제를 폐지하고 자유경쟁을 통해 이경수를 잡아야만 삼성화재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배구판 자체가 무너졌다”면서 “이경수를 확보, 재미난 경기를 보여주고 나서 프로화에 나서야 한다”고 자유계약을 주장한다. 삼성화재나 LG는 유보적이다. “드래프트제를 고수하는 것이 좋지만 자유경쟁이 된 다면 역시 스카우트싸움을 방관만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송만덕 한양대감독은 “이경수의 진로에 대해 결정된바 없다. 하지만 삼성의 독주가 배구판의 재미를 떨어뜨린 것은 사실”이라며 자유계약제 도입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1순위권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만은 ‘드래프트 고수’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한장석 감독은 “현재 드래프트제가 엄연히 존속중이다. 1, 2팀의 주장에 따라 유예기간도 없이 바로 자유계약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럴 경우 더 이상 배구단을 운영하기 곤란하다는 고위층의 판단이 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5일 실업팀 감독자 회의 때 구단주들의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토록 했다”면서 “구단주들의 의견을 검토한 뒤 트래프트 존폐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식이 그랬듯이 이경수라는 ‘약’을 통해 신생팀을 창단하려던 협회의 계획이 무산된 뒤 각 구단의 이해관계에 철저히 얽히게 된 이경수는 자칫 배구판에 ‘독’으로 작용할 소지도 안게 돼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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