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 아시아인의 최대 스포츠제전인 2002 부산아시안게임(2002.9.29~10.14일)이 29일로 1년 앞으로 다가왔다.16일 주경기장의 개장으로 대회 열기에 불을 지핀 부산아시안게임은 그러나 재원조달 및 수익사업 차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의 마찰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대회 준비 현황 및 현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아시아를 하나로 부산을 세계로.’
2002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BAGOC)는 16일 메인스타디움인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개장을 기점으로 27일에는 성공다짐선포식 및 기념음악회를 열었고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대한 초청장 발송을 시작하는 등 대회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직위는 38개 종목(418개 세부종목) 중 26개 종목의 경기일정과 경기운영방법, 엔트리 등 경기기술규정을 확정했으며 새롭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카바디와 가라데 등의 경기기술규정집도 발간, 각국 NOC에 발송할 예정이다.
부산대회에는 42개 OCA회원국의 선수, 임원, 보도진 등 총 1만7,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1986년 서울대회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에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한국은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종합 2위의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95년 대회 유치이후 준비를 주도해 온 조직위는 38개 경기장(신설 12, 기존경기장 활용 26)외에 45개 연습장을 확정, 늦어도 내년 7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개ㆍ폐회식 및 육상, 축구 등이 펼쳐지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2,269억원을 투자해 5만4,534석 규모로 준공돼 이미 개장행사까지 마쳤다. 농구 사이클 테니스경기장이 들어설 금정체육공원은 현재 6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또 배드민턴 펜싱 하키 양궁경기장 등이 세워지는 강서체육공원의 공정은 60%이다. 이들 12개 신설경기장은 경기장이 준공되는대로 즉시 종목별 프레대회를 유치, 대회운영시스템을 종합 점검하게 된다.
이밖에도 조직위와 부산시는 부산 울산 창원 마산에 위치한 경기장 26곳과 연습장 45곳 등 기존시설 71곳에 대한 개ㆍ보수 및 증축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에 신축중인 선수촌아파트(2,290가구ㆍ1만4,000여명 수용)는 현재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내년 8월18일부터 10월16일까지 60일간 사용될 메인프레스센터(MPC)와 5월20일부터 150일간 사용될 국제방송센터(IBC)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의 전시시설을 임차, 활용하게 된다.
북한의 참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조직위의 안상영 수석부위원장은 27일 “개최도시시장의 자격으로 북한을 직접 방문,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북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북한의 참가 및 백두산 성화채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현안과 문제점
부산아시안게임 대회조직위원회(BAGOC)의 현안은 홍보부족이다.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인데다 개막 3개월전 한ㆍ일 월드컵축구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자칫 월드컵에 파묻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예컨대 주경기장 개장행사가 열린 16일 시내 현수막에 쓰여진 ‘부산월드컵경기장 및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표기 순서를 놓고도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였다.
대회운영비 2,688억원 가운데 부족한 653억원을 내년에 중앙정부로부터 지원 받기로 했지만 아직 미지수이며 승마경기장(3%) 등 일부 경기장의 건설도 차질이 우려된다.
조직위가 TV방영권 수입으로 75억원을 예상했지만 현재 인도네시아(50만달러)와만 계약했을 뿐 중국 일본 등과의 중계권 협상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또 해외 휘장사업대행사인 ISL의파산으로 휘장사업 수익도 47억원이나 줄어 재원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
조직위의 내홍은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사퇴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김운용조직위원장이 16일 주경기장 개장행사 및 27일 성공다짐 선포식에도 불참, 결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신임 위원장의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
감사원감사에서 드러난 ‘시드니협약’을 체결하면서 담보로 예치한 2,000만달러의 환수와 협상과정에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의 불협화음을 피하는 것도 성공적 개최의 필요조건이다.
특히 북한의 참가여부는 초미의 관심사.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 동시입장의 쾌거이래 북한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행사에 최초로 참가하거나 단일팀 구성에 응할 경우 그 자체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다.
따라서 부산시나 조직위는 안상영 수석부위원장을 앞세워 북한의 참가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전국 최악의 교통난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원활한 대회운영을 위한 과제이다.
■"2위 수성 문제없다"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의 맞수가 아니다.’
부산아시안게임을 1년 앞두고 한국엘리트 체육을 총괄하고 있는 대한체육회는 1998년 방콕대회에 이어 2위 수성을 자신한다. 한국은 방콕대회서 금 65, 은 46, 동메달 53개를 획득, 일본을 금메달 13개 차이로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한국은 수영 육상 가라데 등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기초 및 일부종목을 제외하고 배드민턴 탁구 레슬링 등 전통 효자종목과 하키 핸드볼등 구기종목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변이 없는 한 최소 금메달 60개 이상을 따 2위를 지킨다는 각오이다.
한국의 메달박스는 전종목 석권을 노리는 양궁과 태권도를 비롯, 레슬링 배드민턴 유도 등이다. 남녀 8개 종목에 16개의 금메달이 걸린 태권도는 최소 10개 이상의 금메달로 2위 수성의 선봉장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레슬링도 그레코로만형 4개, 자유형 3개 등 7개의 금메달을 예상한다. 그레코로만형에서는 김인섭 손상필 김진수 하태연, 자유형에서는 문의제 장재성 박진국이 역대 금맥의 계보를 이을 전망이다.
일본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유도는 대들보 조인철의 은퇴로 전력차질이 예상되지만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부경을 비롯, 장성호 이소연(여자) 등 3개 이상의 금메달을 자신한다. 방콕대회 때 금 1개(김택수)에 그친 탁구도 11점제로 바뀐 뒤 중국과 해볼만하다며 내심 전종목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방콕대회에서 부진했던 배드민턴 복싱도 기대가 크다. 배드민턴은 김동문-나경민조의 혼합복식 2연패가 유력하고 남자복식(김동문-하태권조, 이동수-유용성조)과 남자단식(이현일)도 우승이 유력하다.
44년만의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복싱은 절치부심, 3개 정도의 금메달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김기석(라이트 플라이급) 김태규(플라이급) 문영생(미들급)이 한국복싱의 체면을 세울 유망주. 또 5연패를 노리는 여자하키와 야구 남자배구 남자하키 남녀핸드볼 등 구기종목은 금메달권에 접근해 있다.
28일 현재 태릉선수촌을 지키고 있는 식구는 태권도 체조 역도 펜싱 여자농구등 6개 종목 115명. 펜싱 역도 태권도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입촌했을 뿐 아직까지는 부산아시안게임 체제로 전환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장창선 태릉선수촌장은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등 2위 수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시안게임의 성공여부는 결국 성적에 달린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엠블렘과 마스코트
◆엠블렘
붉은 태양 아래 한국과 부산을 상징하는 태극 및 푸른 물결을 기본 모티브로 형상화했다.
대회 이념인 ‘희망과 도약, 새로운 아시아’, 슬로건인 ‘아시아를 하나로, 부산을 세계로’에 걸맞게 파도의 이미지를 다채롭게 처리, 아시아의 발전과 화합을 표출하고 있다.
◆마스코트-두리아
개최지 부산의 시조(市鳥) 갈매기를 역동적이면서 순수한 이미지로 시각화했다.
굵은 먹선과 자유로운 선의 조화로 한국 고유문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21세기를 향한 아시아의 힘찬 기상과 희망을 담았다.
애칭은 ‘두리아’이며 의미는 ‘영속의 아시아(Durative+Asia)’. 우리말로는 ‘둘이’로 ‘너와 나 함께’라는 의미다.
▲대회이념
“희망과 도약, 새로운 아시아(New Vision, New Asia)”
▲대회목표
아시아 각국의 우호증진과 교류확대 및 공동체의식 고양
선진 문화시민상 육성과 ‘21C 세계첨단해양도시’ 발전기반 구축
국제경기대회 운영능력 배양을 통한 올림픽 유치도시 역량 함양
▲대회기간(16일) 2002년 9월29일(일)~10월14일(월)
■안상영 부산시장 인터뷰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안상영 부산시장은 “36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부산아시아드의 성공적인 개최를 확신한다”며 정부와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했다.
-경기장 건설에 차질은 없는가.
“대회에 필요한 경기장은 모두 38개로 이중 26개는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고 12개는 건설중이다. 승마장 등 일부 경기장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있지만 개최 2~3개월 전 모두 완공이 가능하다. 기존 경기장과 45개 연습장 개ㆍ보수공사도 국비 92억원 지원이 확정돼 내년 6월까지 모두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경기장 시설에는 문제가 없다.”
-당면과제는.
“대회운영비 확보와 범국민적인 참여분위기 조성이 관건이다. 대회운영비 2,688억원 중 부족분 753억원의 국비지원을 요청했으나 653억원만 반영됐다. 나머지 100억원은 조직위 경비절감과 수익사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3개월 앞서 열리는 월드컵축구대회에 밀려 그동안 국민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에 백두산 성화채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정부에서도 분위기 조성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
-흑자대회는 가능한가.
“월드컵과 달리 상업적인 측면에서 흑자달성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회 유치목적이 낙후된 부산의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국제신인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대회 자체만을 두고 흑자여부를 판단하기 보다 경제적인 부가효과를 잘 활용한다는 기본전략 아래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위 집행부의내부 갈등에 대한 걱정이 많다.
“김운용 조직위원장의 사퇴문제는 본인 의사와 정부 방침에 따라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직업외교관 출신인 백기문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조직위 전 직원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고있고 시와 조직위 간에도 긴밀한 협조체제가 구축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북한의 참가 가능성은.
“북한의 참가는 국민적인 관심은 물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할때 마다 대회 참가를 요청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이른 시일내에 내가 직접 공식초청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대회참가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박상준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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