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오산IC에서 국도1호선으로 갈아탄 뒤 서울방향으로 5분 남짓 거슬러 올라오면 도로 양 옆으로 자동차가 서로 비껴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농로들이 숱하게 나온다.언뜻 막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농로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면 100가구 남짓한 마을에 다다른다. 도시화라곤 전혀 안된, 별천지 같은 이 일대가 앞으로 들어설 오산 미니신도시 예정지대다.
행정구역으로는 경기오산시 세교ㆍ금암ㆍ내삼미동 일대다. 모두 98만여평으로 다른 미니 신도시들 보다 많게는 4배가량 큰 규모다. 인근 수청지구에는 터닦기 공사가 한창이다.
26일 돌아본 세교동 일대 주민들은 미니신도시 계획 발표이후 개발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었다.
지난해 화성시의 동탄신도시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어두워졌던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 입지조건만 놓고 본다면 동탄신도시는 물론 함께 발표된 다른 미니신도시보다 월등히 좋은 곳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 김모(47)씨는 “일단 개발만 되면 모든 여건이 동탄신도시보다 나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개발이 가능한 준비된 신도시 예정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곳은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는데다 국도 1호선이 지나고 있고 경부선철도 오산역과도 가까워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
서울-수원 전철이 2003년 천안까지 연장되고 이중 세마ㆍ수청 등 2개역이 이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서울까지 1시간 주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신도시 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ㆍ수도권 접근로가 충분히 확보된 셈이다. 오산시도 일찌감치 이 일대를 개발키로 하고 1997년부터 도시계획을 수립, 지난 해 12월 건설교통부로부터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승인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그래서 이 일대 공시지가는 평당 2만~5만원이지만 실거래 시세는 100만원을호가하고 있다. 팔복공인중개사 대표 송창현(宋昌賢ㆍ38)씨는 “동탄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투자가들의 관심이 적어졌으나 조만간 부동산거래가 급물살을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동탄신도시와 화성 청계ㆍ목리지구처럼 오산 미니신도시도 본래의 신도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에 달한 출ㆍ퇴근길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주위에는 산업시설도 없다.
오산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단점이 예상되지만 이 일대는 신도시로서의 매력이 충분히 있다”며 “개발계획이 이미 수립돼 있기 때문에 다른 미니신도시 예정지보다 훨씬 빨리 사업이 진행될것”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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