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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메트라이프生保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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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메트라이프生保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

입력
200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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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세계무역센터(WTC)쌍둥이 건물이 테러범들에 의해 붕괴된 지 2주일이 넘었지만 참사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유족들의 애절한 절규는 시간이 흐를수록 비통함을 더하고 있다.메트라이프 생명보험㈜의스튜어트 솔로몬(52)사장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맨하튼에서 생활해온 유대계 출신의 전형적인 뉴요커다. 때문에 그가 느끼는 대참사의 충격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뉴욕에 살고있는 가족들의 안위는 물론 월 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가까운 벗들과 지인걱정으로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쳤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서 활동한 그로선 사고 발생 다음날 꼭두새벽부터 걸려오는 오랜 한국인 친구들의 안부전화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30년 전 제가 기거하던 서울 신촌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까지도 뉴욕 가족들의 안부를 걱정하더군요. 한국에 나를 걱정해 주는 친구가 이렇게 많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찌릿하더라구요.”

학창시절 의사가 꿈이던 솔로몬 사장이 월남전 막바지 당시 큰 맘 먹고 평화봉사단에 지원, 발령 받은 곳은 한국 보건사회부(현재 보건복지부) 결핵관련 담당부서. 그의 첫 한국 인연은 국내 지방 보건소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초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무렵, 먼지 펄펄 나는 비포장 길을 달려 전국 주요 보건소를 돌며 결핵관련 약품지원 현황 등을파악하는 것이 그의 주요 임무였다. 그것이 인연이 된 것일까.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당시 개설된 외환은행 뉴욕지점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 후 미국 한 중소 상사로 잠시 자리를 옮긴 그는 부산 사성단지를 오가며 바이어 생활도 했다. 그러나 한국과의 질긴 인연은 계속돼당시 밀접한 거래 처였던 부산 외환은행 지점장 제의로 다시 뉴욕지점으로 복귀했다.

80~90년대 중반까지‘수출한국’의 최전선이자 우리나라의 주요 무역거래가 집결하는 외환은행 뉴욕지점에서 16년간 근무한 그는 국제 금융인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던 중한 보험회사가 한국지점에 파견할 임원급 이사를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슴없이 지원했다.

“사실 생명보험회사 사장이 된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죠.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세상살이잖아요. 살아가는데 무엇인가 믿을 만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종교든 보험이든 간에 말이죠.”

솔로몬 사장은 국제감각을 겸비한 탁월한 자산운용관리능력과 한국의 금융조직 생리를 꿰뚫고 있는 몇 안 되는 외국계 금융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6월 그가 메트라이프의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라는 슬로건을 내건것도 이 같은 최고경영자(CEO)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 어머니들처럼 매사 적극적으로 아들을 챙기는 유대계 어머니의 ‘결혼하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라고 농담하는 그의 눈가엔 한국을 사랑하는 친밀함이 묻어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메트라이프 어떤 회사

1868년 설립된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메트라이프)은 총 관리자산 3,022억달러(약 33조원) 규모로 지난 해 말 기준 미국 최대 보유 계약고를 기록한 생명 보험회사다. 1912년 타이타닉 호 침몰당시 본사를 구호센터로 전환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미국의 약 900만 가구에 보험ㆍ연금ㆍ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열 한 가구 중 한 가구가 메트라이프의 고객인 셈이다. 또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 중 86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7만 여개 기업ㆍ단체의 종업원3,300만 명에게 단체보험과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계 생명 보험사로는 유일하게 지난 해 4월 뉴욕주식시장(NYSE)에 상장했다.지난 해 총수입은 323억 달러(약 43조원)에 달한다.

89년에 처음 국내에 진출한 이 회사는 98년 코오롱에서 합작지분을 전량 인수,메트라이프생명㈜을 출범했다. 대한생명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생보 업계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2년간 연속 흑자(56억,104억원)를 달성했다. 현재 5개 지역본부와 전국적으로 53개의 지점을 갖추고 있으며 총직원은 설계사를 포함해 2,000여명.

■나의 키워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기업경영의 첫걸음’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늘 사람이다. 변화를 만들어내기까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사람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소질을 개발해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지켜지기 어려운 말일수 있다. 사람을 생각하고 소중히 한다는 것은 결과에 치중하지 않고 바로 과정을 중요시 여긴다는 의미다.

‘시장에 늘 귀를 기울여라’

예전엔 기업의 경영이 고요하게흐르는 강물을 건너는 것과 같다면 요즘은 심한 격류를 건너는 것에 비유된다. 곳곳에 소용돌이가 치고 한치 앞을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다. 자기과신만으로 격류를 헤쳐나가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나 샐러리맨, 혹은 집에서 살림을 하는 주부이건 시장에 늘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할 경우 시야가 좁아지고 장기적이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천천히 그리고 견실하게 (Slow & Steady)’

요즘같이 시간을 다투는 스피드 경영에 정면 배치되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급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변화와 개선을 추구한다는 것은 한국기업문화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가.원칙을 무시하고 빠르게 가는 길 보다 원칙에 바탕을 두고 신중히 정도를 걷는 경영이 마지막 미소의 주인이 되진 않을까.

■솔로몬 사장 어떤 사람

▽출생:1947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생

▽경력:뉴욕 시라큐스대 생리학 전공(1971)/ 평화봉사단 활동/ 외환은행 뉴욕지점(1973)/ 파츠 포 인더스트리 사(1974)/ 외환은행 뉴욕지사재 입사(1979)/ 코오롱-메트생명보험㈜이사(1998)/ 메트라이프생명보험㈜전무이사ㆍ부사장/사장취임(2001.6)

▽취미: ‘한국적인 것들을 보고, 맛보는 일’

▽좋아하는 음식: 계절따라 바뀌지만… 콩비지, 깨죽 등 담백한 음식

▽그리움: 한국어머니 만큼 적극적인 유대인 출신 어머니의 ‘결혼하라’는 잔소리

▽특기: 유창한 한국어로 분위기를 풀어주는 농담 한 마디

▽한국인의 매력은?: 열심히 일하고 놀 때 잘 노는 화끈한 성격

▽e메일:ssolomon@Met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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