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범아, 너만 믿는다.”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31ㆍ기아)이 팀 4강 진출의 중책을 맡았다.마지막 남은 한 장의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놓고 벌여온 치열한 4강 싸움에서 기아는 26일 현재 한화에 승차 없이 승률에만 앞선 4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3게임에서 한 게임도 놓치지 않아야 4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기아로선 단 한 번의 실수에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힘겨운 ‘4강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셈. 자연히 스타 이종범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복귀 후 42경기서 3할3푼3리에 58안타 11홈런 35타점을 기록한 이종범은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나 다름없는 4강 싸움에서 고비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타선을 이끄는 것은 물론, 느슨해진 후배들을 독려하는 ‘군기반장’역할까지 하고 있다.
팀이 4강 싸움에서 밀려나는 듯 했던 19, 20일 한화와의 2연전에서도 이틀 연속 2점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어 기사회생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종범이 최근 3게임에서 12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다. 3안타중 1개는 그나마 번트안타였고, 12개의 타구 중 8개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복귀 후 체력부진을 호소했던 이종범은 최근 링거를 맞는 것은 물론 부황까지 뜨면서 이를 악물고 뛰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기회가 될 3게임만 남겨두고 있는 김성한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이종범의 활약을 어느 때보다 고대하고 있다.
해태시절인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 팀이 1승1무2패로 지고 있었지만 공ㆍ수ㆍ주에서 신기에 가까운 플레이로 순식간에 흐름을 바꾸며 승리의 주역이 됐던 이종범이 또다시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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