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5월9일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ㆍ43ㆍ구속)씨를 긴급 체포했을 당시 서울지검장인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이 주변에 구속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27일 드러났다.이는 임 고검장의 구속의사에도 불구하고 체포 하루 만에 이씨가 풀려난 배경에 외압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임 고검장과 절친한 사이인 M실업 김모 회장은 이날 본보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씨가 긴급체포된 날임 고검장이 전화통화에서 ‘이용호를 구속시켜야겠다’며 이씨 구속 방침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임 고검장이 당시 나와 이용호가 잘 아는줄 알고 전화를 걸어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임 고검장이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1979년 알게 된 뒤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용호씨의 한 측근은 이날 본보기자를 만나 “임 고검장이 구속 방침을 밝힌 이후 불과 3시간 만에 석방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며 “이씨가 서울지검 특수부에 긴급체포됐을 때 이씨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이 불거질 줄 알았는데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의 힘으로 풀려나는 바람에 묻혔다가 뒤늦게 터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임 고검장이 그동안 “5월10일 오전 김 전 장관의 전화를 받고 이 내용을 당시 3차장검사이던 임양운(林梁云) 광주고검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해왔던 점으로 미뤄 김 전 장관의 전화가 이씨 석방에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임 고검장은 “김 회장이 이씨를 나에게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긴급체포 전후로 김 회장과전화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대검 특별감찰본부(본부장 한부환ㆍ韓富煥 고검장)는 이날 임 고검장과 임 차장, 이덕선(李德善)군산지청장 등 사건 핵심관련자 3명의 외부 청탁유무를 가리기 위해 계좌추적에 착수했으며 이씨 석방과 불입건 경위에 대한 이들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특수2부 주임검사를 소환, 당시 상황을 조사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