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적절한 유머와 상상력을 가미해 쓴 글을 읽는 일은 즐겁다. 베스트셀러 ‘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오락과 교양으로서 독서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신간 ‘르네상스를 만든사람들’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인문 교양서다. 15부작 ‘로마인이야기’의 제 10권 출간(12월 예정)을 앞두고 나온 이 책은 르네상스 입문서 내지 개설서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그는 독자와 함께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등 르네상스를 꽃피운 3대 도시를 차례로 떠난다.
거리나 광장. 성당, 미술관, 도심의 옥상이나 운하의 곤돌라 위에서 독자와 나누는 대화체 형식으로쓰고 있어 친밀하게 다가온다. 160여 컷의 컬러 도판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르네상스의 본질은 무엇이며 왜 이탈리아에서 하필 그 때 일어났느냐는 질문부터 시작한다. 시오노의 답은 명쾌하다.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의 폭발,그것이 바로 르네상스“라는 것이다. 그는 르네상스를 만든 천재들의 매력과그 시대의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단테, 보카치오, 마키아벨리,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예술가와 사상가,작가들, 메디치 가문, 교황과 황제 등 르네상스 시대를 일군 주역들을 당시의 정치ㆍ경제ㆍ문화적 상황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전달한다.
30년 이상 이탈리아에 살면서 르네상스를 오래 연구한 전문가답게 그는 남다른 식견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최초의 르네상스인으로 흔히들 꼽는 단테 대신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와 신성로마 황제 프리드리히 2세를 내세우는것이 그것이다.
두 사람은 중세 교회의 권위에 처음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그런가 하면 티치아노, 틴토레토 등 베네치아 화가들을소개하는 대목은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눈 밝은 저자 덕분에 독자들은 대항해 시대의 첫 이탈리아 모험가 조반니 다 베라차노,출판인 알도 마누치오 등 르네상스의 숨은 주역들을 만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그는 18세기에 베네치아를 방문했던 대문호 괴테의 말을 빌어 “마음의눈으로 르네상스를 보라”고 권한다.
“허심탄회하게, 편견없이 르네상스 천재들의 작품을 대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 얻은 생각을 자신의 말로 표현하라.
그러면 르네상스 정신을 이해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충고는 독자의 용기를 북돋운다.
시오노나나미 지음ㆍ한길사 발행 김석희 옮김.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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