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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자고나니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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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자고나니 스타"

입력
200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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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최단시간(31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득점 5위로까지 뛰어오른 프로 3년생 박정환(24ㆍ안양 LG)은 자신의 성장에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지난 해이맘 때까지만 해도 그는 ‘군대나 가야겠다’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라며 심리적 방황을 했던 그저 그런 선수에 가까웠다. 1999년 데뷔 첫 해 단 1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 해에는 불과 5경기에 간신히 얼굴을 내밀었다.

절친한 동기생인 김성재(안양) 전우근(부산 아이콘스) 등이 팀에서 자리를 잡은 반면 자신은 초라한 2년을 보내 마음고생도 심했다. 중학교 시절 제대로 경기 한 번 나가보지 못했을 때 느꼈던 좌절감을 프로에서도 고스란히 되풀이하고보니 축구를 접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박정환은 요즘 ‘연봉 2,400만원 선수가 억대 연봉 스타들에 비해 훨씬 낫다’는 말까지 듣고있다. 그가 내세우는 대변신의 요인은 단 한가지. 바로 정신의 힘이다. 만년 후보선수들이 매너리즘처럼 빠져드는 신체ㆍ정신적나태함에서 벗어난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점을 꼽을 수 없다는 것.

박정환은 올해 무조건 열심히 뛰어다니자는 원칙을 세웠다. 100㎙ 기록이 12초8이어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결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한 움직임이 필요했다. 여전히 모자라는 게 많다며 박정환에게 채찍질을 아끼지 않은 조광래 안양감독 역시 “근성이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요즘 신문에 내 이름이 자주 나오는 게 얼떨떨하다”고 말하는 박정환은 ‘중고신인’다운 소박한 바람이 있다.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할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인천대 4학년 때 올림픽대표 상비군에 잠시 선발된 이력이 있는 박정환은 “반짝 떴다 지는 선수가 아닌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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