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들어 세 차례 콜금리 인하를 단행한 한국은행이 20일 전격적으로 콜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한이후 시중 금리 추락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미국의 전쟁 개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장기화를 예상한다면 금리 상승을 당분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실질금리는 ‘제로’ 수준을 넘어 ‘마이너스’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 은행에 돈을 맡겨두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아무도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돈 굴릴 곳 실종?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조치로 1년제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최저 연 4.4%까지 추락했다. 이자소득세 16.5%를 떼고 나면 고객이손에 쥐는 이자는 연 3.67%.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4.7%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최대한얹는다 해도 세금을 떼고 난 이자는 기껏해야 4.2~4.3% 수준이니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계속 손실만 불어나는 셈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쓰는것도 아닌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니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여유자금을 장롱 속 깊숙이 넣어둘 수도 없다. 쥐꼬리 만큼의 이자 조차 받지 못할 경우 물가상승분이 고스란히 손실로 전가되기때문이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역시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돈 굴릴 곳이 없다”는 푸념을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다.
■0.1%를 노려라
재테크 전문가들은 ‘0.1% 재테크’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연 10%를 넘나들던 고금리 시대의 향수에 젖어 저금리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면 재테크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단 0.1%포인트라 하더라도 금융기관들이 제공하는 금리 혜택을 하나씩 챙겨나가겠다는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절세 상품에 최대한 가입해 금리 혜택을 받는 것은 기본. 비과세 상품에 가입할 경우 1%포인트 가량의 금리 상승 효과를 누릴수 있다. 근로자 우대저축이나 신탁, 비과세수익증권, 청약부금 등 기존 고금리 가입 상품에 최대한 불입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되는 포인트다.
예를들어청약부금의 경우 지난해 연 9.5%까지 판매된 만큼 매월 최대불입한도인 50만원씩 꼬박꼬박 납입하면 상당한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인터넷뱅킹 이용을 통한 0.1~0.5%포인트 금리 우대, 주거래은행 제도 혜택을 통한 0.1~1%포인트 금리 우대 등까지 차근차근 챙긴다면 ‘티끌모아 태산’의 교훈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실적배당상품을 겨냥하라
금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무작정 ‘안전’을 재테크의 최우선으로 삼을 수는 없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은행 정기예금 중심의 안전지향적 투자로는더 이상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이자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만큼 확정금리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리고 실적배당상품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한다. 비록원금 손실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그 만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실적배당상품은 지난달 선보인 비과세고수익펀드, 부동산신탁, 채권형신탁, 근로자주식저축, 신노후생활연금신탁 등.비과세고수익펀드의 경우 투기등급 채권에 일정 비율을 투자하는 만큼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아직은 판매 초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우량 채권이 편입돼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과 투신사 등에서 원금보장형 실적배당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다소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라면 이를 적극적으로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동성을 확보하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수익성은 물론 유동성을 고려한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가라면 최대 50%, 보수적이라면 20%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은행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나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 등 3개월 이하 단기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최근 장단기 금리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금리 면에서도 큰손해를 보지 않는다.
정기예금에 가입할 때도 ‘수퍼 정기예금’(국민은행), ‘프리미엄 실속정기예금’(신한은행), ‘회전 예금’(제일은행), ‘옵션 정기예금’(조흥은행) 등 중도해지 수수료가 비교적 적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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