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통산 9번째 정상에 오른 김응용(60) 당시 해태감독은 축승회가 열린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해태에서 10번 우승을 이룬 뒤 진로를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99시즌 종료와 함께 끈질긴 구애를 받고 삼성행을 결심했던 그가 해태에 잔류했던 까닭도 “10번 우승은 채우고 옮기라”는 박건배 구단주의 간곡한 만류때문이었다.
남들은 한번도 하기 어려운 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제패한 그가 4년전 약속대로 통산 10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비록 해태는 아니지만 25일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삼성을 정규시즌 1위로 올려놓으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82년부터99년까지 해태에 몸담으면서 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 모두 정상을 밟은 김응용감독이 과연 10번 우승의 위업을 이룰 수 있을까. 대다수 전문가들의대답은 ‘예스(yes)’다. 삼성의 전력도전력이지만 김 감독의 용병술을 그만큼 높이 사고 있다.
9번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삼성에 1승1무2패로 뒤지다가 4승1무2패로 역전승했던 93년을 제외하곤 파죽지세로 상대를 제압했다.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한국시리즈에서 전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응용식 전략이 맞아떨어지곤 했기 때문이었다.
91년 빙그레(현 한화)와 격돌했을 때 그는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잡았던 전법으로 완승했다. 당시 팀의 에이스 선동열이 실전에 나설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부처가 되면 불펜에서 몸을 풀도록 해 상대의 기를 꺾어버렸다.
96시즌 4차전에서 현대 정명원에게 노히트노런을 당하고서도 우승을 일군 비결은 상대팀을 흔드는 교묘한 심리전이었다. 김 감독은 그만의 독특한 지도력을 앞세워 매번 정상을 차지했다.
그의 밑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한 코치는 “99, 2000시즌 삼성의 감독이 김응용이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최강의 투수진,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삼성을 이끌고 10번째 정상도전에 나선 ‘우승청부사’ 김응용 감독이 올해는 어떤 용병술로 또 하나의 신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가 야구팬들의 관심거리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숫자로 본 마이클 조던
32개월여만에 코트로 돌아온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38)의 행적을 미국의 스포츠전문 인터넷사이트 CNNsi(www.cnnsi.com)가 숫자로 정리했다. 조던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부터 신발사이즈에 이르기까지 그의모든 것을 숫자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1=NBA통산 1,109경기를 뛰면서 유일하게 두 자리수 득점을 하지 못한 경기의 숫자. 1986년 5월22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조던은 8점을 넣는 데 그쳤다.
▲2=8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조던보다 앞서 지명된 선수의 수.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휴스턴은 하킴 올라주원, 포틀랜드가 샘보위를 2순위로 뽑아간 뒤 3순위였던 시카고는 어부지리로 역사적인 선택을 했다.
▲8=86년 5월20일 보스턴전에서 63점을 쓸어담은 것을 포함해 플레이오프전에서 50점 이상 득점한 경기수. 정규시즌의 경우 29경기에서 50득점 이상을 올렸다.
▲10=NBA에서 13시즌 동안 득점왕에 오른 횟수. 조던은 경기당 평균 31.5점으로 이 부문 1위.
▲13=조던의 신발 사이즈가 13인치. 그의 별명을 딴 나이키의 ‘에어조던’ 농구화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6=프로 데뷔전(84년 10월 클리블랜드전) 득점. 시카고의 109-93 승리.
▲17=89년 5월24일 포틀랜드전에서 기록한 조던의 한 경기 최다어시스트. 시카고가 128-113으로 승리.
▲22=조던이 등번호 ‘45번’을 달고 뛴 경기수. 조던은 1차복귀 후 95~96시즌에 정규리그 17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45번을 달고 뛰었으나 예전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시카고의 영구결번으로 정했던 23번을 다시 사용했다.
▲23=87년 애틀랜타전에서 세운 연속득점 기록. 이날 조던은 무려 61점을 쏟아부었다.
▲25=승리를 결정지은 골의 숫자. 특히 98년 유타와의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경기 종료 5.2초 전 성공시킨 결승골은 시카고에게 6번째 챔피언반지를 안긴 가장 극적인 골로 은퇴 전 던진 마지막 슈팅이었다.
▲30=통산 트리플더블 숫자. 정규시즌에서 27번, 플레이오프에서 3번을 기록했다. 또한 조던은 97년 올스타전 사상 유일한 트리플더블에 성공했다.
▲69=90년 5월2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세운 한 경기 최다득점. 한 경기 최다리바운드 기록(18개)도 이날 나왔다. 시카고가117-113으로 승리.
▲131= 87~88시즌 조던이 기록한 블록슛. 가드로서는 한 시즌 최다이다.
▲354= 조던이 마이너리그에서 첫 홈런을 기록할 때까지 뛴 경기수.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버밍햄 배런스에서 뛰었던 조던은 통산 홈런 3개, 타율 0.202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793=시카고에서 뛴 930경기중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경기 수.
▲2,306=조던의 통산 가로채기 숫자. 이 부문 3위인 조던은 9번이나 '수비수 베스트5'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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