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말하기 교육서 낸 원종배 아나운서원종배(47)씨는 ‘말잘하는’ 아나운서다. 1980년대 말 KBS TV ‘사랑방 중계’는 거의 그를 위한 독무대였다.
술술 넘어가면서 남들을 슬며시 미소 짓게 하는 재치 있는 말솜씨는 그의 전매특허. 현재MBC TV의 ‘TV로 보는 세계’, EBS TV의 ‘장학퀴즈’로 아나운서 생활 23년째를 맡고 있는 그가 어린이를위한 말하기 교육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키워라’(아이북 발행)를 냈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말하기 교육’에관한 논문을 준비 중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25일 동갑내기 부인 김영빈씨가운영하는 서울 청담동 갤러리 시몬에서 그를 만났다. “왜 어른이 아니고 어린이를 위한 책을 냈냐”고 물었다.
“말하기 교육은 성인이 되면 늦습니다. 30년 이상 몸에밴 말하기 습관이 쉽게 고쳐질 수 있나요?”라는 명쾌한 대답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의 잘못된언어습관부터 꼬집었다. 말끝을 맺지 못한다, 말은 많은데 쓸 말이 없다, ‘있잖아요’ ‘같아요’ ‘조금’ 같은 군더더기 말에 익숙하다 등.
특히 유아 언어에 빠져있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한다. “대학생이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우리 아빠가요, 나한테심부름을 시켰거든요.’ 어릴 때 말하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요?”
그러면서 놀이를 통한 말하기교육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1분 스피치. 온 가족이 모여 주제를 정하고 각자 1분 동안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발표후 ‘발표하는 내용이 재미있었는가’ ‘정해진 시간을 잘 지켰는가’ ‘발음이정확했는가’ 등에 대한 평가표를 작성하는 것이 요령.
끝말잇기(집중력ㆍ어휘력 향상), 수도ㆍ나라 이름거꾸로 부르기(사고력 향상) 등도 추천했다. “이런 모든 놀이는 2, 3년 전부터 딸 열매(7ㆍ계양초등1년)랑즐겁게 해본 것들입니다. 담임선생님도 열매 앞에서는 ‘말조심’을 할 정도로 딸의 언어능력이 꽤 향상됐죠.”
“부모부터모범을 보이십시요. ‘싫어’ ‘안 돼’ ‘죽인다’처럼 생각나는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내뱉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다음 완전한 문장을 천천히 구사하는 훈련을 스스로 해보세요. 어느날 놀랍게 변신한 자신과 자녀의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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