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로 검찰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구겨졌다. 아마도 역대 검찰 중 지금의검찰만큼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적도 없는 것 같다. 국민의 정부 들어, 검찰과 관련된 사건으로 특별 검사제를 도입하는 것만도 벌써 3번째다.■검찰이 이렇게 스타일을 구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렵게 고찰 할 것도 없이 일반‘백성의 눈’ 으로 보면 그 이유는 아주 쉽게 드러난다.
검찰이이 정권 들어서자마자 연고를 중심으로 끼리끼리의 모습을 보여 온데다, 유달리 정치 색 강한 사건을 많이 다뤄 정치검찰의 냄새를 피웠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국민의 정부 검찰은 정치적 사건, 특히 정권경쟁을 했던 야당 관련사건을 너무 많이 다뤘다. 세풍 총풍 북풍 안풍 등 숱한 풍(風)의 시리즈가 그것이다.
정권 경쟁에서 패배한 쪽에 대한 검찰권 행사는 신중해야함에도, 이러한 사건을 다룰 때 검찰은 아주 씩씩했다.
■인사편중 문제가 검찰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관공서와 공기업, 심지어 관공서와 연결된 민간기업에 이르기까지 층층의 노른자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어떤 연고를 갖고 있는지는 다 알려진 사실이다.
권력기관의 경우 그런 현상은더 심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람들, 검찰은 물론 국정원 금감원 국세청 경찰 등을 상대로 로비를 한 사람도, 로비를 당한 사람도 우연인지 기연인지하나같이 ‘인사 편중’과 무관치 않다.
그러니 이번 사건도 끼리끼리 모여,형님 동생하며 권력과 금품으로 서로 봐주다가 산통이 깨진 것 아닌가 보여지는 것이다.
■혐의자를 법정에 세울 수 있는 기관은 검찰뿐이다. 죄가 있어도 검찰이 눈감아버리면 그만이다. 이용효 게이트가 그런 예다.
검찰이 한 눈을 팔게 되면 사회는 망조가 들게 마련이다. 이번 사건이 그걸 깨닫게 한다. 이쯤에서 검찰제도에 대한 근본적 손질이 검토돼야 하리라고 본다.
가장 중점을 둬야할 것은 검찰의 중립성 확보문제다.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는 식의 인사와 검찰권 행사가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권의시녀’ 라는 비아냥을 다시는 듣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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