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국과 일본 방문을 취소하는 등 아시아 순방일정을 대폭 단축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부시 대통령이 아ㆍ태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10월20~21일) 참석을 위해 11일 일정으로 동북아를 순방할지 여부는 테러 참사 이후 줄곧 워싱턴 외교가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미국은 걸프전 이래 최대의 병력을 아프간 인근 지역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또 곧 작전이 개시될 경우 부시 대통령이 예정대로 순방에 나선다면 군최고 통수권자가 전쟁 중에 장기간 백악관을 비우는 비정상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日郞)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전쟁이 시작되면 의료 지원 등 비전투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지지를 이끌어낸 만큼 굳이 도쿄(東京)에서 또 만날 필요가없게 됐다.
또 한국의 경우도 한미간에 시급한 현안이 없는 데다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확보해놓은 상태여서 방일 취소와 상황은 동일하다. 때문에 정상회동으로 풀어야할 사안이 있다면 회의 개최지인 상하이(上海)에서 일정을 짜도 된다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다.
부시 대통령이 APEC 참가 일정을사흘로 축소한 점으로 미루어 공격개시가 최소한 APEC회담 전에 단행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3개의 항모 전단을 비롯한 대규모병력을 배치하는 등 전쟁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에서 개전 돌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 여론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보복공격에 나서야 하는상황이다. 그러나 아프간이 내륙 산악국이라는 점 등 군사적 측면과 반테러 국제 연합 전선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외교적 측면 등 고려하면 이 때가가장 적절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의 정치ㆍ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격 시점이 이 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일 경우 20여 일의 작전으로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된 후 부시 대통령이 2~3일 워싱턴을 비우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