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황제가 돌아왔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38ㆍ198㎝)이 2년8개월만에 미 프로농구(NBA)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조던은 26일(한국시간)자신의 매니저사인 SFX의 팩스 발표문을 통해 “단지 농구가 좋아서 복귀한다”고 복귀의 변을 대신했다.이로써 97~98시즌을 끝으로 코트에서 사라진지 4시즌만인 2001~2002시즌 워싱턴 위저즈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그를 볼 수 있게 됐다.
조던의 은퇴-복귀 반복은 이번이 두번째다. 조던은 1993년 아버지의 피살에 충격을 받고 은퇴했다가 이듬해 복귀했으나 97~98시즌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코트를 떠난 뒤 99년1월14일 공식은퇴를 선언했다.
조단은 공동구단주로 있던 위싱턴 위저즈의 주식을 처분하는 등 복귀준비를 해왔으며워싱턴 위저즈와 2년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던은 2001~2002시즌에 받게 되는 연봉전액(100만달러)을 최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구호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조던은 워싱턴 구단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저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구단 팬들의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에이브 폴린 구단주는 “농구 역사상가장 위대한 선수가 우리 팀에서 뛰게 됐다”면서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던과 소속팀 선수들과의 첫 공식훈련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실시될 훈련캠프 첫 날인 10월3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NBA일정에 따르면조던의 복귀전은 10월31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뉴욕 닉스와의 시즌 개막전이 될 예정이며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것은 11월4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으로 벌써부터 조던 대 앨런 아이버슨의 대결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조던이 올해 받게 될 연봉은 NBA 10년차 이상 선수 최저연봉인 1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던은 은퇴 직전 시카고 불스에서 3,6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구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상징적인 액수만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38세 나이·3년공백 극복해야…
마이클 조던이 26일 NBA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과연 그가 예전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던은 올해 38세로 농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인데다 3년의 공백을 극복해야 하고 NBA 환경에도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더욱이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젊어지고 있는데다 그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래리 버드, 찰스 버클리, 스코티 피펜, 칼 말론, 패트릭 유잉, 존 스탁턴 등은 코트를 떠났거나 은퇴를 준비중이다.
조던은 올해 훈련중 갈비뼈가 부러지고 무릎과 허리 등에도 이상이 발견됐다. 비록 전성기 때의 80%를 회복했다고 말하지만 예전의 몸상태가 아니다.
또 이번 시즌부터 지역방어제가 도입돼 조던은 집중수비의 타깃이 될 것이 분명한데다 시카고 시절 자신을 도와줬던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토니쿠코치 같은 선수도 워싱턴에는 없다.
자신이 황제로 군림하던 시절 애숭이에 불과했던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 빈스 카터(토론토)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등에 처질 경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조던은 시카고 소속으로 13시즌을 뛰면서 한번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었지만 워싱턴위저즈는 지난 시즌 19승으로 29개팀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만일 조던이 주변의부정적인 예상을 깨고 황제다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게 남은 목표는 자신이 97~98시즌에 세웠던 최고령 MVP 및 득점왕(만35세) 기록과 함께 카림 압둘 자바(은퇴)의 최고령 챔피언결정전 MVP(만 38세1개월)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시청률·광고등 '100억弗' 효과
‘조던복귀’를 제일 먼저 발표했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농구해설위원 마티 번스는 “표가 매진을 앞두고 있다. 빨리 가서 구하라”고 농구팬들에 권유했다.
그만큼 마이클 조던의 복귀는 최약체인 워싱턴 위저즈에게 전경기 매진을 약속하는 상품이 됐을뿐만 아니라 NBA, 방송사, 광고업계, 스포츠용품사 모두가 반기는 최고의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먼저 엄청난 중계료 수입이 예상된다. NBA 중계를 주관하는 NBC와 케이블방송 터너스포츠는 지난 시즌 3%에 그쳤던 NBA 시청률이 조던 복귀 이후 1~2% 상승을 예상한다.
두 방송사는 지난 시즌 19승에 그친 워싱턴 위저즈의경기 중계를 제외하려고 했다가 부랴부랴 전경기 중계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조던을 모델로 재미를 봤던 나이키 등 농구용품 관련사의 판매신장도 예상된다.
1998년 경제주간지 포춘은 조던으로 인한 나이키용품의 매출액을 26억달러, NBA 프랜차이즈 상품판매를 31억달러로 평가한 바 있어 조던의 재등장은 다시 한번 농구용품의 엄청난 판매신장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또 조던을 모델로 한 음료수 ‘게토레이’ 역시 획기적인 수익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첫해 연봉을 테러희생자에게 기부하면서 상품성을 더 높인 조던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킬 경우 포춘이 밝힌 ‘100억달러’효과를 다시 누릴 것임은 분명하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이말저말
▦ 데이비드 스턴(NBA 커미셔너)= NBA 이사로 조던을 잃은 것은 유감이지만 선수로 돌아와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NBA가 어려운 시기에 조던의 복귀는 큰 희망이 될 것이다
▦ 도니 월시(인디애나 페이서스구단주)= 조던 복귀의 위대한 점은 그가 과거의 전설 속으로 도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예상과 달리 우승할만한 팀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조던은 그를 존경하는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토니 쿠코치 (애틀랜티호크스 포워드ㆍ전 시카고 불스 포워드)= 그가 매우 농구를 그리워했음이 틀림없다. 그는 팬들에게 분명히 무언가 색다른 선물을 선사할 것이다.
▦ 앤퍼니 하더웨이(피닉스선스 가드)= 38세의 나이 때문에 과거처럼 민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최고의 슛감각을 지니고 있는 영리한 선수다.
▦ 쿠웸 브라운(워싱턴 위저즈 신인)= 프로선수로서 조던과 함께 뛴다는 사실은 의심할 나위없이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코트 안팎에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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