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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열강 벌써 '戰後 아프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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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열강 벌써 '戰後 아프간' 신경전

입력
2001.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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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과 주변국들이 탈레반 정권 붕괴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개전도 하기 전에 전후처리를 놓고 물밑에서 협상과 각축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테러 조직 말살이 겉으로 드러나는 전쟁의 명분이라면 배경에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지하자원 지배권 등 경제적 이익이 깔려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은 벌써부터 탈레반 붕괴를 기정사실화하고 북부동맹 등 아프간 각 세력에 대한 영향력 부식에 골몰하고 있다. 아프간에서의 대 테러전쟁은 열강의 이익과 내부 민족문제가 맞물려복잡한 국제전의 양상을 띄어갈 가능성이 크다.

■아프가니스탄을 횡단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카스피해 인근의 석유ㆍ천연가스 수송관 건설사업이다.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공화국 등 이 지역의 확인 매장량만 석유 160억~320억 배럴, 천연가스 15조9,000억~18조7,000억㎥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각축은 유럽시장을 노린 ‘지중해-흑해수송관’ 건설을 두고 러시아-이란과 미국에 대립하는 구도로 진행됐다.

아프간이 새삼 중요해진것은 1999년 말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협력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을 경유, 파키스탄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송관 건설을 추진한 뒤부터다. 카스피해의 풍부한 자원을 남쪽으로 끌어대 파키스탄과 인도,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막대한 수요에 맞추자는 구상이었다. 이에 앞서 97년엔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이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됐다. 하지만이 원대한 계획은 아프간의 내전에 가로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빈 라덴의 체포 뿐아니라 탈레반 정권의붕괴를 목표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석유관련 기업과 밀약을 맺어 지하자원에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인종문제가얽힌 차기 정권구도

‘포스트 탈레반’을겨냥한 각축에는 미국과 러시아 뿐아니라 이란과 인도, 파키스탄까지 가세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의 내전은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파슈툰족을 대표하는탈레반 정권과 다른 소수 민족들을 규합한 북부동맹이 대립하는 민족간 갈등이라는 측면도 있다.

북부동맹 구성세력 가운데는 러시아쪽과 가까운 타지크,우즈벡족, 이란과 가까운 하자르족 등이 참가하고 있다. 북부동맹이 지금까지 열세에 있던 것도 다수민족인 파슈툰족에게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인접국에 대한 러시아의 진출을 우려해 탈레반을 지원해왔다.

■주변국의 입김과 각축

러시아는 타지키스탄 국경에 주둔한 러시아 제201 기갑사단을 통해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북부동맹의 정권 탈환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타지키스탄-타지크계 친러아프간 정권으로 이어지는 영향력의 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천연가스 수송관의 수혜자가 될 인도도 나서고 있다. 이란도 북부동맹 내 하자르족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망명중인 모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옹립, 북부동맹과 반 탈레반파슈툰족 등을 아우르는 연립정권 수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23일 “탈레반 내에서 모하마드 오마르에 찬성하지 않는 분파들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미국이 자히르 샤와반 탈레반 파슈툰족 중심의 정권을 수립할 경우 타지크족 중심의 정권을 수립하려는 러시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아프간은 탈레반과 빈 라덴이 물러간 후에도 험난한 운명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아프간 주요 민족

▦파슈툰족

아프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이란계 민족. 동부와 동남부 지역에서 유목 생활을주로 하며 이란어 계열에 속하는 파슈토어를 사용한다. 종교는 이슬람 수니파가 대부분.

▦타지크족

서부 헤라트와 동부 카불 인근에 거주하며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며 인구의 25%를차지한다. 시아파가 대부분이며 베르하누딘 라바니 대통령 등 북부동맹의 주류가 이 민족 출신이다.

▦우즈베크족

아프간 북부와 중부에 거주하는 터키계 유목민. 이 민족의 80%는 우즈베키스탄에살고 있다. 라시드 도스탐 장군이 이끄는 ‘아프간 이슬람 운동’의 주축 민족이며 수니파이다.

▦하자라족

중부 산악지대에 사는 몽골계 민족. 전체 인구 165만 명 가운데 150만 명이아프간, 나머지는 이란에 살고 있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며 이슬람 시아파. ‘이슬람 통일당’을결성해 북부동맹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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