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 몰락한직후인 1815년 9월26일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가 파리에서신성동맹을 체결했다.알렉산드르 1세가 주도한 이 동맹의 목표는“각국의 군주가 성서를 바탕으로 형제처럼 서로 돕고, 자신들의 신민을 집안의 아버지로서 지도하며, 신앙ㆍ 평화 및 정의를 옹호한다”는 모호한 것이었다.
알렉산드르1세는 세 군주의 파리 회동 직후 이슬람교도인 터키의 술탄을 뺀 유럽의 모든 군주에게 가맹장을 보냈다.
이 동맹에 가입하지않은 유럽 군주는 영국 왕 조지4세(당시에는 섭정)뿐이었다. 그는 동맹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거기 가입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법에 따라 대신의 부서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가맹하지 않았다.
또 로마 교황도 신성동맹이 프로테스탄트의 여러 파를 가톨릭과 대등하게 대접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맹을 거절했다.
형식적으로 신성동맹의 가입 주체는 유럽 각국의 군주들이었지만, 이 동맹을 실질적으로 이끈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와 러시아의 네셀로데였다.
신성동맹 체결을 전후로 각각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의 외무장관을 지내고 뒷날 똑같이 재상(총리)이 된 이 두 사람은 신성동맹과 4국동맹(러시아ㆍ오스트리아ㆍ프로이센ㆍ영국사이의 동맹)을 두 축으로 이른바 유럽 협조체제를 구축해, 당대 유럽의 자유주의ㆍ국민주의 운동을 가혹하게 탄압하며 반동적 노선을 주도했다.
신성동맹은1823년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아메리카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거부하는 먼로선언을 하고 그 전후로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이 공화제로 잇달아 독립을하면서 타격을 받았고, 1825년 알렉산드르1세가 사망한 뒤 그리스 독립을 둘러싼 유럽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와해됐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