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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질경이 우리옷 이기연 대표 "파리지엔에 한복 아름다움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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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질경이 우리옷 이기연 대표 "파리지엔에 한복 아름다움 전했죠"

입력
2001.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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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옷을 만드는 여자 이기연(44ㆍ㈜질경이 우리옷 대표)씨 요즘 신이 났다.얼마 전 파리 프레타 포르테(기성복 전시회)에서 ‘마삭’이라는 브랜드로 1차 주문만 12만 달러(약 1억 5,000만원)어치를 팔고 왔기 때문이다. 서양 옷이 아닌 한복으로, 유럽 진출 2년 만에 거둔 성적치고는 스스로 생각해도 썩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액수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파리에 거점을 확보했다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그의 옷을 사 간 곳은 파리 시내 젊음이 넘치는 생 제르맹 데 프레 거리와 파리 근교 소도시의 부티크들이다.

주로 일본의 기모노 등 동양풍 옷을 파는 고급 매장들이다. 찾는 이들은 주로 30대 여성으로 기존 패션에 염증을 느끼는 멋쟁이들이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스스로 생각해도 놀랄 정도였다. 가격도 제 값만큼 받아야 한다는그의 고집 덕에 만만치 않다. 원가에 관세와 운송료를 보태면 한국에서 30만 원짜리가 파리에서는 100만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유럽인들은 한복특유의 색상과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디자인에 반해 우리 옷을 사갔다.

이기연은 유럽인들의 신체적 특징과 문화적 취향 등을 고려해 디자인은 가능한 한 단순한 직선으로, 색상은 은은한 기운의 검정과 빨강을 주로 사용해 치마, 저고리, 바지 등을 한벌식으로 만들었다.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한다. 1999년 독일에 처음 진출했을 때5년을 잡았다. “80년대 초 생활 한복 운동을 시작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입히는 데도 근 10년이 걸렸습니다.”

내년 8월 독일 쾰른에서 한 달 간 열릴 전시회는또 다른 출발인 셈이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예술 의상을 선보인다.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머리 속에 있었다. “제가원래 쟁이(홍익대 조소과 76학번) 출신 아닙니까. 사람들의 가슴이 가장 좋은 그림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을 본격적으로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옷은 단지 옷만 파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파는 것이라는 믿음에서 우리옷과 어울리는 무용, 서예 등 여러 가지 우리 것을 함께 가지고 나갈 작정이다.

멀게는 현지에 전문 매장을 내고 앞서 진출한 일본인들처럼 특이함을넘어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승부를 볼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풀어놓는 그의 눈에서 환한 빛이 보였다.

그림, 춤, 민담, 무예를 거쳐 우리 옷에 이르게 된 이기연. 그 20여 년의경험이 유럽 시장 진출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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