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서울경찰청 허남석(許南錫) 총경의 수사 압력을 받고 인터넷 증권사이트의㈜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주가조작설 유포자를 수사한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피고소인 조사 과정에서 “삼애인더스측에 사과하지 않으면 구속시켜버리겠다”며 협박하는 등 편파성 수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25일 피고소인들에 따르면 영등포서 수사2계 조사관들이 “P증권사이트에 떠 있는 이씨 비방글을 당장 삭제하고 대신 사과 글을 올려라” “삼애인더스측 박모 이사에게 사과전화를 하라”며 종용하는 등 일방적으로 고소인을 두둔했다.
이모(36ㆍ회사원)씨는 “당시 옆에 있던 경찰관이 ‘귀찮은 데 구속시켜라. 당신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게 하겠다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신모(34ㆍ회사원)씨는 “경찰의 종용으로 삼애인더스 박 이사에게 2,3차례 사과 전화를 하자 박 이사가 ‘당신들 중 2,3명은 본보기로 사법처리 될 것이다. 우리를 쉽게 보지 말라’며 공공연하게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박모 경사에게 조사를 받은 엄모(38ㆍ대구 달서구)씨는 “박 경사가 ‘위에서조사 하라니 어쩔 수 없다’고 푸념하면서도 ‘적당히 협조하라’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허 총경의 수사 압력 여부를 감찰조사중인 경찰은 이에 따라 당시 영등포서 경찰관들이 삼애인더스측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받았는 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씨에 대한 주가조작설과 관련, 허 총경으로부터 1차 수사의뢰를 받은 사이버수사대 강모(33)경정과 수사에 나선 영등포서 김모(37) 경정을 감찰 조사한 결과, 허 총경의 수사 요청이 단순 검토 취지를 넘어선 수사 압력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대검 중수부가 허 총경과 이씨의 로비 창구로 알려진 여운환(呂運桓ㆍ47)씨가 여러 차례 접촉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섬에 따라 허씨와 여씨의 접촉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추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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