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이용호(李容湖) 회장이 지난 6월 D금고 실소유주인 김영준씨와 짜고 자동차보험업계 6위인 쌍용화재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영준씨는 ‘PCI인베스텍’이라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동원, 허위 지분경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25일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씨가 대주주로 있는 삼애인더스는 지난 6월24일 쌍용화재 지분 9%를 장내 매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 이후 GG그룹 계열사를 동원, 21%를 매집했다.
이씨는 또 삼애인더스가 62% 지분을 가지고 있는 조흥캐피탈을 통해서도 3%의 지분을 매입, 총 24%의 쌍용화재 지분(9월25일현재)을 확보하고 있다.
당초 외국계 자금으로알려졌던 PCI인베스텍도 삼애인더스가 주식매집을 시작한 시기와 비슷한 6월22일 쌍용양회로부터 쌍용화재 주식 124만주(11.1%)를 장외 매입했다.
이 같은 주식매집으로5월 2,000원대에 불과하던 쌍용화재 주가는 제3자 피인수설이 돌면서 6월22일 5,390원으로 올랐고, 이후 삼애인더스와 PCI인베스텍간 지분경쟁이가시화하면서 7월7일 장중 7,960원까지 급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씨가 유령회사를 동원, 허위 지분경쟁을 통해 시세차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씨는 올 7월7일 쌍용화재 주식 35만주를 팔아 21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PCI인베스텍도확인결과, 김영준씨가 깊숙이 관여한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PCI인베스텍은 쌍용양회와 지분인수 계약만 체결했을 뿐 7월5일까지 납입하기로 한 94억원의 주식매입 잔금을 아직 치르지 않고 있으며, 쌍용양회측과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PCI인베스텍은 당초 서울 중구 G금고 빌딩에 입주해 있는 것으로 금감원에 신고했으나, 올 5월께 G금고와 임대차 계약만 체결했을 뿐 입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PCI인베스텍은 강남 사채시장의 ‘큰손’들의 자금으로, 김영준씨가 대리인으로 관리해오던 자금인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삼애인더스(이용호)와 PCI인베스텍(김영준)이 서로 짜고 쌍용화재 지분을 매집, 허위 지분경쟁을 벌인 뒤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쌍용화재에 대한 주가조작 여부와 PCI인베스텍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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