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원의 절반을 시간강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대학교육협의회 발표는 우리나라에 고급인력 정책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21세기 지식기반 사회 대비를 소리 높여 외치면서, 박사학위를가진 고급인력의 설 자리는 크게 줄여가고 있으니, 이래서야 돈과 시간과 공력의 낭비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시간강사 비율은 지난해 38.4%에서 올해는 49.7%로 늘었다. 1년 사이 무려 11.3% 포인트나 늘어난 것도 기현상이지만, 나머지가 모두 전임교원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임강사 이상 교원 비율은 40.2%에 불과하고, 나머지 10% 정도는 겸임교수 대우교수 초빙교수등 시간강사와 다름없는 ‘무늬만 교수’ 들이다.
전임교원 비율이 이렇게 떨어진것은 우리 대학교육 환경의 퇴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현상이다.
대학 학생정원이 급증한 80년대 초만 해도 60%를 넘던 전임교원 확보율(정원대비)은95년 77%까지 올랐으나 96년부터 급격히 줄어 끝내 40%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해외유학 바람과 취업난이 몰고 온 고학력 현상으로 국내ㆍ외박사학위 취득자는 홍수 상태다. 그 인력을 대학이 수용하지 못하면 학문과 기술 발전은 헛구호가 되고 만다.
국ㆍ공립대는 교수정원이 못박혀 있고, 사립대는 재정 형편상 채용을 꺼려 2000년 말 현재 박사 실업자가 1만 3,000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2006년까지 배출될4만여명의 박사 가운데, 2만 6,000여명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내년도 대학원 정원은 크게 늘린다니, 고급 두뇌를길러 사장시키는 인력정책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대학의 시간강사 홍수사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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