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법사위의 대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G&G 이용호(李容湖) 회장과 여운환(呂運桓)씨를 상대로 2시간 넘게 여권 실세 및 검찰 수뇌부에 대한 로비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두사람은 ‘모르쇠’로 일관했다.이씨는 증언 도중 자신의 발언을 수시로 번복,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씨는 “대통령 친인척이나 청와대 비서관, 집권 여당 간부, 전현직 의원 등 친분 있는 정치인이 있지 않느냐”는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의 질문에 자신 있게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의원이 “대통령 처조카인 이모씨를 알지 않느냐”고 거듭 추궁하자 마지못해 “지난해 12월 보물선 사업을 주선해 준 최모씨 소개로 이씨를 만났다”고 시인했다.
이씨는 또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 의원이 “비망록에 여당 정치인과 금감원, 검찰 간부 등이 기재됐다는데 알고 있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계속 부인하다 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이 정치인 후원 여부를 묻자 허를 찔린 듯 “100만원씩 후원금을 기탁한 적은 있으나 보험금조는 아니었다”고 얼버무렸다.
이씨는 “지난해긴급체포 될 당시 수사검사가 풀어줄 테니 로비대상 공무원을 불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한 뒤“그렇다”고 답변했으나, 다른 의원의 같은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시치미를 뗐다.
○…이씨와 여씨는 신문 전인 오후 6시15분 증인선서를 위해 감사장에서 5분여 동안 잠시 대면했으나, 서로 눈길도 주지 않고 정면만 응시하는 등 애써 외면하는모습이었다.
이씨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이 “여씨가힘을 써 석방 돼 당시 여씨의 수완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 여씨에게 건넨 20억원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여씨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이씨는 또 “김태정(金泰政) 변호사 수임료 명목으로 여씨에게 3억원을 건넸으나 여씨가 1억원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섭섭함을 숨기지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신문 시작에 앞서 검찰에 이씨 관련 수사기록제출을 요구하며 여당 의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오전에지난해 5월 이씨 불입건 수사기록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기록없이 신문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같은 당 김용균(金容鈞) 의원도 “필수불가결한 자료가 없는데 증인신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거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기록이 없어도 지금까지 언론 등에 제기된 의혹 만으로 충분한 것 아니냐”고 반박, 15분여 동안 정회가 선포됐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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