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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러,美에 군사적 지원약속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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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러,美에 군사적 지원약속 배경

입력
2001.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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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아프간 공격에 군사적 측면지원을 약속한 배경에는 미국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는 데 편승,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다목적의계산이 깔려 있다.특히 전투병을 배제하는 대신 인도적차원의 영공개방 등 간접적 군사지원을 제공하는 현실적 선택을 통해 국내 반발을 무마하면서 미국으로부터의 반대 급부를 챙기는 실리를 취한 것으로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영공개방 ▦수색ㆍ구조 임무 참여 ▦테러 관련 정보제공▦탈레반에 대항하는 북부 동맹 지원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기지 제공 허용 등을 선언했다.

세르게이이바노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가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개입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공언할 만큼 내부에 전쟁 참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많았다는점을 감안할 때 이날 발표된 방침은 러시아 전략의 획기적 변화로 여겨진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왔던 기존의 방침을바꿔 군사적 측면에서의 대미 협력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제적 지원을 통해 아프간 공격의 명분을 쌓으려는 미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언론들은 이 같은 러시아의전략 변화에는 체첸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 받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 및 그의 추종자들과 체첸 무장 세력을 동일시해이번 기회에 체첸에서 반군을 완전 소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 연구소의 빅토르 게렌뉴크 부소장은 “미국이 탈레반 정부를 공격하면 러시아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국내 침투를 힘들이지 않고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립국가연합(CIS)의 맹주 지위를견고히 하려는 포석도 들어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인접국들이 미국에 기지 제공 의사를 밝히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이들 국가의 대미협력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맹주의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미국과의 ‘빅 딜’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러시아 유력지 이스베스치아는 ‘러시아는 미국 전쟁에서기회를 엿본다’는 기사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구 소련 부채 탕감 ▦세계무역기구(WTO)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입 ▦체첸 진압 묵인 ▦나토확장 중단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 같은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 점치기는 이르지만 상당한 반대 급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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