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는 공주가 되고픈 상상이 종종 실현된다. ‘프린세스다이어리’는 할리우드의 단골소재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 없지만, 줄리아 로버츠를 현대판 신데렐라로 만들었던 ‘귀여운 여인’의 감독 게리 마샬은 또다시 그럴듯한 신데렐라를 만들어냈다.미아 써모폴리스(앤 헤더웨이)는 평범하다 못해 선생님조차 이름을 기억 못하고‘릴리의 친구’로 불리는 여고생.
17년 동안 소식을 끊고 지냈 할머니 클라리스 레날디 여왕(줄리 앤드루스)과의 첫 만남에서 미아는 깜짝 놀란다.
“너는 제노비아의 유일한 공주란다.” 미아는 공주의 역할을 받아들일 것을 망설이지만, 단짝친구릴리는 “공주가 되면 세상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고 충고한다.
미아의 공주수업보다는 요즘의 발랄한 고등학교 문화가 인상적이다. 등교길의 학생들이타고 있는 킥보드와 학교에 마련된 킥보드 주차장.
학교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예쁘다고 무작정 인기가 좋은 것도 아니다. 돋보기처럼 두꺼운 안경을벗고 더부룩한 곱슬머리를 곧게 펴면서 몰라볼 정도로 예뻐졌지만 미아의 갑작스런 변화는 오히려 친구들의 비웃음거리가 된다. 릴리는 아예 변절자라고 독설을 퍼부어댄다.
파티장에 비에 젖은 채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는 미아 또한 고전적 공주상은 아니다.‘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과는 달리 풋풋한 사랑을 챙길 줄도 안다.
‘귀여운 여인’을 10대의 소녀적 감성에 맞게 적절히 바꿔놓았다. 뉴욕타임스도 이 영화를 ‘10대를 위한 귀여운 여인’이라고평했다.
줄리아 로버츠를 도와주던 호텔 지배인 역의 헥터 엘리존도가 미아를 돕는 보디가드로 출연한 것도 ‘귀여운여인’의 여운을 짙게 한다. 28일 개봉.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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