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은 폭풍전야의 고요 속에서 미군의 공격에 맞서 민간인들을 산악지역으로 대피시키거나 민병대를 추가 징집하는 등 결사항전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파키스탄으로 피란 나온 아프간인들이24일 밝혔다..5일전 고향인 잘랄라바드를 떠나 파키스탄이슬라마바드 인근의 I-14구역 난민캠프에 도착한 나지무딘(25)씨는 “도심이나 평지에 모여 살던 주민들은 대부분 산간지역으로 이동했거나 나처럼파키스탄으로 피신했기 때문에 시내에는 정적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이슬라마바드의 청과시장에 돈을 벌러 나왔다”면서 “미국의 공격이시작되면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 전쟁터로 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지무딘과 함께 푸슈툰(Pushtoon)어로된 신문 ‘와닷’(Wadatㆍ단결)을 읽고 있던 샴 술라(30)씨는 “아프간의 부족장들은 미국과의 지하드(성전ㆍ聖戰)에 참전할 청장년들을 수 백명씩뽑아 탈레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이 국경을 봉쇄했으나 약간의 뇌물을 주면 국경 수비대들이 왕래를 묵인해준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아프간 난민들의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토르크햄 검문소 등 주요 관문을 봉쇄한데 이어 입국허가증을 소지한 아프간인들의 출입마저 저지하고 있다.
한편 페샤와르에서 발행되는 영자지프런티어 포스트는 23일 아프간 난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불, 잘랄라바드 등 아프간내 주요 도시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생필품 가격의 급등현상 등도 찾아볼 수 없으며 대부분의 상품이 정상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역에는 최근 아프간군이 급격히 증강배치 돼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토르크햄 지역에만 최근 2만여 명의 민병대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파키스탄 당국은 이 지역에 대한 내외신 기자들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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