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재경위의 한국은행 감사에서는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놓고 의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는 얼굴까지 붉혀가며 강하게 반론을 펼쳤다.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의원은 “한은이 이달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콜금리를 0.5% 인하하기 하루 전인 18일 민주당 당4역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한은이 콜금리 추가 인하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등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했다”며 “한은이 아직도 독자적으로 통화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정부와 여당에 질질 끌려 다니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공세 수위가높아지자 전 총재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기된 목소리로 “내 양심을 걸고 말하는데, 통화정책을 수립하는데 결코 정부와 여당의 입김에 영향받은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손 의원은 그러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지난 2월과 7, 8월에 0.25%씩 콜금리를 내릴 때도 진념(陳稔) 부총리가 콜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었다”며 ‘금통위 거수기론’을 제기했다.
안택수(安澤秀) 의원도 “전 총재는 극구 부인하지만 정부나 여당이 콜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 그 다음에 실제 발언대로 이뤄지는 등 결과가 말해주고 있지 않느냐”고 가세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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