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신인선발제가 내년부터 드래프트에서 전면 자유계약제로 바뀌면서 벌써부터 문제점이 잇따르고 있다.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구단간 과열경쟁이 빚어지는가 하면 고학력 축구 실업자의 양산도 우려되고 있다.■문제의 발단 및 이천수 거취
계약금과 연봉의 상한선 제한이 문제. 새 제도는 뛰어난 신인이라도계약금 3억원(5년 계약의 경우), 연봉 2,000만원(출전수당 제외)으로 제한한다. 이 규정은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10개구단이 합의해 만들었지만 벌써부터 ‘약속을 깨뜨렸다’며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최대어인 이천수(고려대)의 거취문제로 시끄럽다. 부평고 출신인 이천수의 우선협상권은 지역연고권을 올해 말까지 인정받은 안양LG에 있지만 안양은 사실상 협상을 중단했다. 이미 이천수의 울산현대 접촉설과 밀약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은 이천수가 신인계약금 상한선이 정해지기 전에 ‘100만달러를 요구했었다’며 울산이 어떻게 이천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궁금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울산은 접촉사실을 부인한다. 고려대 측은 울산이 축구부를 많이 지원해 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울산 입단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울산은 안양의 우선협상권시한이 끝나는 내년초가 돼야 이천수와의 입단 협상에 나설 자격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박동혁이나 김용대가 3억원만 받고 입단한다면 누가 믿겠냐”며 구단간 과열경쟁을 우려하고있다.
■고학력 실업자 양산
구단마다 일부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할 경우 예산상 다른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다. 따라서 대졸선수들의 취업난이 새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대졸선수들의 경우 당장 데려와서 주전으로 쓸 선수만 찾다 보니 일부 스타급에게만 눈을 돌리게 만드는 자유계약제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되는 94년 입단 선수들 중 스타급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에 휘말릴 전망이다.
■해결방안
현재 박진섭(상무) 박동혁 김용대(이상연세대) 이천수(고려대) 등 내로라하는 대표급은 신인 계약금 상한선인 3억원을 받기에 충분한 자유계약제도의 최고 수혜자들이다. 현재 빅4 중 박동혁만 3억원에 전북과 계약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까지도 구단과 협상중이다.
결국 구단과 선수, 학부모의 페어플레이 정신만이 자유계약제의 취지를살릴 수 있을 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원동 사무국장은 “선수 또는 학부모들이 한번에 목돈을 쥐려고 하니까 뒷 돈거래 등 편법이 나온다”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축구발전을 위해 제도를 바꾼 만큼 모두가 노력해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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