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테러참사 직후부터 미국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느라 분주한 모습이다.고이즈미 총리는 12일내각에 “미국이 요청하기 전에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다음날 미국의 물밑 요청이 전달되자 저녁에 이례적으로 7개항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처럼 서두르는 모습을 놓고 일각에선 영국의 블레어 총리와 경쟁하고 있는 것같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헌법논란과 주변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지원책을 밀고 나가는 자세는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 스타일과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
걸프전 때 외교적 실책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강력한지도력을 발휘, 국내 정치기반을 다지려는 노림수도 담겨 있다.
총리가 먼저 지원책을 발표하고 법안이 그에 뒤따르는 현재의 과정은 ‘대통령같은 총리’의 모습을 부각,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는 효과를 낳았다.
이는 본격적인 경제구조개혁을 앞두고 자민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날짜 변경으로 지도력에 손상을 입은 그가 정치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25일의 미일 정상회담도 고이즈미 총리의강한 이미지를 굳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