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런 전쟁’이 될 전망이며, 쫓는 미군과 숨어서 저항하는 탈레반의 숨바꼭질(Hide and Seek)속에 하이와 로우테크(High and Low tech)식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험준한 산악에 숨은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무장세력을 찾아내 공격하는 것이 주 목표인 이번 공격 작전은 정보 수집과 치고 빠지는 식의 특수전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데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헬기 등으로 은밀히 전선의 후방에 침투해 빈 라덴과 탈레반 무장 세력의 은신처를 공격하는 특수 부대 작전은 그 성격상 공개적일 수가 없다. 따라서 다국적군의 이라크 공습 장면이 TV로 생중계된 걸프전과는 달리 알려지지 않는 전쟁 상황이 많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아프간 공격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극적인 공격과 비밀공작 등 은밀한 작전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작전 형태는 결국 미국이 첩보위성, 무인정찰기 등 다양한 하이테크(high-tec) 무기로 로우테크(low-tech) 무기에 의존하는 빈 라덴 및 탈레반을 공격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미국은 현재 KH-11, 12 첩보위성으로 빈 라덴 훈련캠프의 영상과 소리를 포착해 소재를 추적 중이며, 정교한 레이더와 고화질 영상기록장치를 갖춘 저공비행용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를 띄웠다가 탈레반 군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또 언덕이나 건물 주변으로 날려보내 주변 영상을 병사들의 휴대용 컴퓨터로 전송하는 새 크기만한 소형 비행장치 ‘MAV(Micro Air Vehicles)’같은 신형 무기도 처음으로 실전 배치될 것이란 예상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스마트 폭탄, 땅에 묻거나 공중에서 투하, 적의 동태를 파악하는 탐지기도 동원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특수전 요원들이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레이저 목표지정장치’로 공습 목표를 타전하면 수마일 떨어진 고공의 B-2 스텔스 폭격기등에서 폭탄 등이 발사돼 목표를 타격하는 식의 작전이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탈레반의 군사력은 최빈국 아프간의 경제처럼 낙후된 것이다. 구 소련제인 Su-22, Mig 21 등 전투기 20여대, T5 T62 등 전차와 전투차량 500여대, 122㎜ 다연장 로켓포, 미국제인 휴대용 스팅어 미사일 20여기, 수대의 스커드 미사일 등 미국의 첨단 무기에 견주기 어려운 노후화된 재래식 무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하이테크 무기를 동원하더라도 걸프전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살해 시도가 번번히 빗나간 것처럼 빈 라덴과 그 추종자들을 생포, 또는 살해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게 군사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지 지형에 대한 무지, 빈 라덴을 민간인들 중 식별하기 어려운 점, 험한 날씨 등은 하이테크 무기로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RQ-1B 프레데터’는 미국이 1995년 분쟁지역 감시를 위해 도입한 무인정찰기.7,620㎙ 고도로 비행하며 적외선 카메라와 특수레이더로 지상 목표물과 군의 이동을 정찰한다.
무게 431㎏, 길이 8.22㎙, 높이 2.1㎙, 폭 14.8㎙이며 시속 222㎞로 한 번에 70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지상조종시스템을 포함한 대당가격은 2,500만 달러.
적군의 방어망이 가동 중이거나 화학무기 오염 가능성이 있는 곳 등에 주로 투입하며 지난달 말 이라크 남부에서 한 대가 격추된 적이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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