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스칼렛 오하라와 ‘와호장룡’ 의 장쯔이 같은 불 같은 여자, ‘서연’ 이 되고자 한다.“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사는 여자가 바로 서연 입니다.” ‘수호천사’ 후속으로 26일부터 방송되는 SBS 수목 미니시리즈‘신화’에서 여주인공 서연으로 거듭나려는 김지수(30).
‘모래시계’를 연상시키는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네 젊은이(김태우 박정철 김지수 이유진)의 사랑과 야망, 복수를 그린 ‘신화’ (김종학ㆍ최윤석 공동연출, 김영현 극본)에서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배신을 당한 후 권력 실세의 정부가 돼 경제와 정치를 뒤흔드는 로비스트로 변신한다.
‘모래시계’가 1970~80년대 정치ㆍ사회적 상황을 다뤘다면 ‘신화’는그 시대를 가로 지르는 젊은이의 의식과 사랑 등 개인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김지수가 드러내는 서연은 분명 우리에게 다가오는 상투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난 것이다. 서연은 ‘종합병원’(MBC)의 한 남자를 맑고 가슴 시리게 사랑하는 간호사와 ‘그대 나를 부를때’(KBS) 에서 범죄자인 오빠를 수사하는 형사를 애절하게 좋아하는 청각 장애인의 연장선상이 아니다.
“10년 가까운 연기생활에서 가장 강렬하고 독한 배역이어서 제 자신이 느꼈던 이미지의 진부함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김지수는 코스모스를 연상시키는 가녀린 외모지만 ‘깡’ 이 있는 여자다. 며칠 밤을 새며 연기에 몰두하기도 하고, 소주 몇 병을 거뜬하게 마신다.
‘신화’는 기존의 드라마와 달리 3개월 전부터 촬영에 들어가 이미 반 정도 녹화를 마친 상태.
“하루에 2개 장면 정도를 찍을 때도 있어 영화를 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배역에 대한 연구와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또 하나 김지수를 즐겁게 하는 것이 있다. “중견연기자 중 최고의 연기력을 보이는 고두심 김영애 선배와 함께 연기하는 것입니다.
두 분 연기의 톤과 색깔은 다르지만 너무 자연스러워 배울 점이 많아요.” 느낌만으로 하는 연기는 모방에 불과하고, 이성으로하는 연기는 기계적으로 보이기 쉽다.
반면 감성으로 하는 연기는 자연스러우며, 깨달음으로 하는 연기는 진실되고, 본능적으로 하는 연기야 말로 사실적이다.
이중 어떤 스타일을 지향하느냐고 묻자 “본능적으로 연기를 하려고 해요. 인물과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사실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지요”라고 답했다.
새로운 드라마 잔치를 벌이기 위해 다시 촬영장으로 향하는 서른 살의 김지수. 최윤석 PD의 말처럼 ‘성숙한 여인의 향취’가 풍기는 듯하다.
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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