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게 이슬람에 대해 얼마나알고 있냐를 자문했다. 시험에 나오지 않아서 그랬을까,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기억은 거의 나지 않는다.신라시대 향가인 ‘처용가’의 처용이 아라비아계 사람일 것이라는 정도가 겨우 생각난다. 그 보다는 아랍 여러 나라를 상대로 싸워 승리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전설적인 무용담이 먼저 떠오른다.
중동 특수, 오일 쇼크등이 그 뒤를 잇는다. 모두가 단편적인 것들이고, 그나마 그것들도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지 않다.
■국제부 근무 시절 걸프전이 발생했지만, 지금 그 전쟁의 본질이 무엇이었던지 간단히 요약하라고 하면 자신이 없다.
이슬람교가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상식 중의 상식’이다. 하지만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말이 서구 기독교가 만들어 냈다는 것을 안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쪽 세계에 대한 정보를 그들과 이해관계가 상반된 서구의 언론매체를 통해 접한 결과라며 책임을 외부 환경에 돌리기에는 너무 부끄럽다.
■이슬람은 17억 인구에유엔 회원국만 55개국에 이르는 거대한 집단이다. 그런데도 그 동안 너무 무심했다.
세계를 서구와 비서구로 나누는 이분법적 구도에 기초한데다,비서구는 서구에 비해 한참 뒤떨어졌다는 사고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이 뿌리 박혔기 때문일 것이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부시 미 대통령이 사용한‘십자군’ ‘악을 행하는 자’라는 표현이나, ‘무한 전쟁’이라는 작전 명칭이 이슬람측의 반발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이 같은 생각이 전혀 터무니없지는 않는 것 같다.
■이슬람권에 대한 우리의 연구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중동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만도 일년에 500편이 넘는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은 이슬람 관련 연구에 연 5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 미국 테러 사건 이후 이슬람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이슬람에 대한 체계적 연구로 지속되어,앞으로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어야 하는 또 다른 것이 아닐까.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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