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로 불황의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몇몇 업종은 뜻밖의 ‘테러 특수(特需)’를 누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국기(國旗)제작, 보안장비제조, 재난대비시스템, 유화 등 업체들은 테러사건 이후 주문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했다.
테러특수가 가장 두드러진곳은 국기제작업체. 테러참사 후 미국인들이 가정과 차량에 너도나도 성조기를 게양함에 따라 재고가 바낙난 미국 국기업체들이 한국과 중국 등에 제작주문을 의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태극기만 만들어오던 한국기산업사, 월드산업사 등 업체에는 요즘 성조기 수요가 빗발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주문물량이 많아 생산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라며 “하루 1만장 정도의 성조기를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공포감 확산으로 보안장비 제조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디지털영상보안장치(DVR) 제조업체인 성진씨앤씨의 경우 테러사건이후 미국으로부터 주문량이 30% 가량 늘어났고, 일본 중국 홍콩 호주 등 신흥시장에서도 주문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에 DVR을 수출해온 3R 역시 미국내 공항, 군사시설, 공공기관등에서 업그레이드 및 추가설치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
뉴욕 월드센터빌딩에 입주했던 모건스탠리 등이 테러폭발에도 불구, 완벽한 백업시스템을 통해 전혀 데이터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재해복구시스템 업계도 분주해지고 있다.
국내 금융권은 아직까지 재해복구시스템에 관한 한 불모지나 다름없어, 데이터 백업센터를 갖추고 있는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LG-EDS, SKC&C 등은 대형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극심한 가격하락으로 고사위기에몰렸던 유화업계도 테러사건 이후 가격이 톤당 10~20 달러 상승함에 따라 채산성 확보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테러전 톤당 435달러였던 에틸렌가격은 450달러, 프로필렌은 425달러에서 435달러로 상승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측은 “유화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만 안정된다면 테러여파가 국내유화업체들의 수익개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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