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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신동 이유라양 "진짜 음악을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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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신동 이유라양 "진짜 음악을 알려주고 싶어요"

입력
200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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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가 21일 저녁 LG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했다.뉴욕과 파리 등에서 날아오는 그에 관한 찬사를 확인할 기회이자 아홉 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 신동의 본격적인 국내 데뷔였다.

담대하고 원숙한 연주였다. 소리 하나하나가 매끄럽고 단단하게 반짝반짝 빛났다.악마를 기교를 요하는 슈니트케의 ‘파가니니’에서는 활이 미끄러질 때마다 불꽃이 튕기는듯 했다. 베토벤 ‘크로이처’ 소나타에서는 대작을 여유있게 소화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무대 밖 일상에서도 그는 나이보다 생각이 깊다. 진지한 표정과 차분한 말투가예사롭지 않지만, 상냥하고 귀여운 미소는 보는 이를 푸근하게 만든다.

클래식이 청중 감소 등 내리막에 있다는 지적에 야무진 답이 돌아왔다. “TV나 인터넷 등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거꾸로 언젠가는 진정한 음악이 살아남는 시대가 올 거예요.음악과 인생에서 진짜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바이올리스트가 아니면 무엇이 됐을까. 답은 우주비행사다. 천문학 책은 몽땅 읽고,연주여행을 다니면서도 틈만 나면 천문대로 달려가 별을 본다. 그래서일까.

음악 외에 관심을 끄는 인물을 묻자 ‘어린왕자’라고 했다. 한참 천장을 바라보며 꿈꾸는 눈빛이 되더니 말했다.

“그는일종의 메신저이죠. 음악가도 세상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메신저가 아닐까요.” 반 고흐의 열정도 그를 사로잡고 있다.

작곡가로는 바르토크, 바흐, 베토벤, 쇼스타코비치를 특히 좋아한다. “바흐나베토벤은 지구로 치면 마그마예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머리와 가슴의 완벽한 균형이죠.”

작곡도 공부한 그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했다.다음에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을 현악 6중주나 6대의 첼로로 편곡할 계획이다.

자신이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유라의 취미는 요리, 그림 그리기, 노래 부르기, 인터넷 서핑, 그리고 스포츠. 학교 필드하키 팀 골키퍼다.

그에게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외국에 살지만 한국인이라는 의식은 흐릿해지지 않아요.

한국 사람 음악에서는 김치 냄새 된장 냄새가 납니다. 그걸 잘 표현할수록 제 자신이 더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정경화, 장영주에 이어 또 한 명의 자랑스런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등장한 이유라. 그의 앞날에 기대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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