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에 세계를 동참시키려는 미국의 외교전이 강도와 밀도를 더해가고 있다.미국은대서양과 태평양을 넘나들며 ‘애도’를 ‘지지’로, ‘지지’를 ‘동참’으로, ‘동참’을 ‘참전’으로 강화하기 위해 이란 등 적성국에까지 손길을 내밀고있다.
조지W 부시 미 대통령은 1998년 핵실험을 했다는 이유로 파키스탄과 인도에 가한 모든 제재조치를 철회하라고 22일 명령했다. 이는 진작부터 미국편에 선 두 나라로부터 좀 더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당근’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와 외교관계를 단절, 미국의 외교전에 작지만 의미있는 승리를 안겨줬다.
이에앞서 21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탕자쉬안(鄧家琁)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후 “중국이 정보공유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국 전문가들은 이번주 중으로 워싱턴에서 만나 아프간 관련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이날 미주기구(OAS) 34개 국 외무장관들은 워싱턴에서 특별회의를 갖고 범인, 조직자, 테러 후원자들을 잡아서 처형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정상들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보복공격은 정당하다”고 선언했다.
이와함께 미국은 터키 공군기지 사용권을 확보한 데 이어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해온 이란의 지원을 얻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잭 스트로 영국외무부 장관은 24일 테헤란을 방문, 미국을 대신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EU 대표단도 조만간 이란을 방문한다.
그러나 아프간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우방 사우디아라비아가 직접적인 지원을 꺼려 미국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사우디의 비협조가 이슬람 국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리야드 인근 술탄왕자 공군기지에 통합 공습사령본부를 설치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작전에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24일)와 레나토 루지에로 이탈리아 외무장관(25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28일)도 백악관을 방문해 지원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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