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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AG 난맥상 인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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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AG 난맥상 인책해야

입력
2001.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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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와 무식의 조합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어떻게 국제 스포츠 제전인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면서 관행에 없는 부당한 계약을 체결해 놓고, 이마저 어겼다가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번에는 더 굴욕적인 비밀 계약을 받아들여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단 말인가.뒤늦게 밝혀진 감사원의 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대한 감사결과를 보면서 우리의 한계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 같아 부끄러움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된다.

부산 아시안게임의 문제는 95년 조직위가 ‘2002년 아시안게임 개최도시’ 계약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체결할 때이미 잉태되었다.

조직위가 독자적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3,500만달러의 별도 발전기금을 평의회에 제공하며, 참가국 당 30명의 선수와 임원의항공권과 숙박료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등의 조항에 합의했다.

이렇게 관행을 뛰어넘는 OCA의 조건을 수용한 것은 조직위가 대만의 카오슝과 무리한 개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조직위의 멍청한 계산에서 비롯됐다. 조직위가 수익사업을 못한다는 계약을 어기고 국내업체들과휘장사업 계약을 체결하자, 작년 OCA가 대회개최를 박탈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다급해진 조직위의 사무총장이 시드니 OCA 본부로 달려가 굴욕적인 조건을 수용한 소위 ‘시드니협약’이라는 혹을 붙이고 돌아왔다.

이미 체결한 계약의 이행과 더불어 임원 선수 1,500명에 대한 항공권 숙박료를 지원하며 계약이행보증금 2,000만달러를 예치해야 했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가 제시한 당초의 계약조건부터 관행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과오의 1차적 책임은 부산조직위에 있다.

국제기구와 계약을 해놓고 이를 어겼고, OCA의 여러 차례 항의에도 이를 무시하다 당했다. 사태수습하러 간 사무총장은 전략적법률적 자문도 받지 않았단 말인가.

IOC위원장을 배출하겠다고 나서는 나라, 인구 500만의 제2도시 부산에서 어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부산 아시안게임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이 대회가 엉망이 됨으로 인해 또 하나의 국제적 웃음거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런 난맥의 책임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유치과정에서부터 누가 주도했고 어떤 실책을 저질렀는지를 그들의 현재 직책에 상관없이 부산시민과 국민 앞에 알려야 한다. 그리고 불법적인 행동을 한 관련자는 민형사상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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