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과 경찰 수사관이 수천만원을 주고 받다가 적발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G&G 이용호 회장의 고교 동창인 허모(42ㆍ금융중개업자)씨가 대검 중수부로부터 참고인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은 이 달 초. 문제의 D금고 전환사채(CB)에 10만달러를 투자해 즉석에서 3억원을 번 허씨는 덜컥 겁이나 백방으로 구명책을 알아 봤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내던 동네 사람으로부터 대검 중수부에 파견 나와 있던 경찰관 최모(31) 경장을 소개 받고 여러 차례 만나 “빠져나올 방법이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파견 경찰관으로 중수부 수사팀 소속도 아니었던 최씨는 허씨의 다급한 사정을 악용, “수사팀에돈을 건네면 잘 봐줄 것”이라고 속여 17일 현금 5,000만원을 건네 받았다. “중수부수사관들에게 꼭 전달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당초부터 돈을 수사팀에 건네줄 생각이 없었던 최씨는 다음날 대검 청사내 은행으로 달려가 계좌에 입금시키다 때마침 들어오던 중수부 수사관들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빳빳한 만원권을 한 웅큼 움켜쥐고 안절부절 못하던 최씨는 이를 수상히 여긴 중수부 수사팀 요원들이 추궁하자 아파트 중도금이라고 둘러댔으나 은행에서 마주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최씨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수사관들에게 진술하는 바람에 범행이 들통났다.
결국 중수부에 연행된 최씨는 범행을 순순히 털어 놓았으나 “돈을 받은 뒤 겁이 나 돌려주려 했으나 시간이 없어 일단 통장에 넣어두려던 것”이라고 변명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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