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콜금리 0.5%포인트 인하로 저금리 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지난 해 고금리로 유치한 자금 때문에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은행들의 임시방편적 자금 유치와 제살깎기 출혈 경쟁이 결국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해 1년 동안 시중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는 총 2조8,000억여원 어치로 연간 실효수익률(실제 지급이자액)이 평균 10%를 상회, 매년 지급해야 하는 이자만 2,8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5% 아래로 떨어진 점을감안하면 자금 운용 역마진이 연간 1,500억원을 족히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행들이 지난 해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에 적극 나선 것은 후순위채의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 후순위채는 만기가 통상 5~7년에 달하는데다 콜금리 대폭 인하 등 금리 하향세가 계속될 조짐이어서 손실규모는 갈수록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조흥, 국민, 외환은행 등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초기 한창 금리가 높던1998~99년 발행한 연 12~15%짜리 초고금리 후순위채 규모도 각각 1,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실정. 대부분 은행들은 올해도 연7~8%대의 후순위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지난 해 4월 주택은행에서 독점 취급하던 청약상품을 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불붙은 고금리 경쟁도 은행에 짐이 되고있다.
발매 초기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금리는 각각 연 9.5%, 8.5% 가량으로 현재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 최고 월 50만원까지 납입이가능한 청약부금의 경우 3~5년간 가입 초기 금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등 지난 해 신규 개설된 200만좌 가량의 청약상품은 은행측에 고스란히 손실로전가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 해 단위형금전신탁 만기 고객에게 1%포인트 가량 우대금리를 적용한 연 8.0~8.7%의 정기예금에 가입시켜주는 등신탁 자금 재유치를 위해 출혈 경쟁을 펼친 것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해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제살깎기식 경쟁이 수익성을 해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급격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신경쓰지 않으면 은행들이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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