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은 박찬호(28)에게도 김병현(22)에게도 웃음을 짓지 않았다.2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난 LA 다저스-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피를 말리는 혈투를 벌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최종 순위를 결정 지을 수 있는 4연전 첫 경기답게 4시간 50분이 넘는 혈투는 13회말 숀 그린이 끝내기 홈런을 날린 다저스가 3-2로 신승했다.
지구 선두 애리조나에 4게임을 뒤지고 있는 다저스의 선발 박찬호는 역투를 거듭했다. 18일 샌디에이고전 ‘깜짝’ 중간계투에서 뭇매를 맞은 뒤 현지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박찬호는 이런 비난을 비웃듯 애리조나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박찬호는 7이닝 동안 피안타 5개, 탈삼진 7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찬호의 14승은 눈앞에 다가온 듯 했다.
그러나 승운은 박찬호 것이 아니었다. 바뀐 투수 오로스코는 8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크레이그 카운셀에게 내야안타, 곤잘레스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아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하며 박찬호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2-2 무승부가 되자 이번에는 김병현의 차례. 9회 등판한 김병현은 그린에게 사구, 셰필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는 등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벨트레의 직선타구가 애리조나 유격수 토니 워맥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병살처리돼 한숨을 돌렸다.
김병현은 이어 10회 무사 1루의 위기를 병살타로 불을 끄고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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