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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칙과 순리가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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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칙과 순리가 해법이다

입력
2001.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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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의혹’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소문으로 떠돌던 검찰총장 동생의 거액 수수설을 총장 스스로 확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이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이 것으로 의혹 확산을 차단했다고 여길 수 있으나, 진상 규명을 책임진 검찰 총수가 어떤 연유로든 의혹에 연루된 것이 풀기 어려운 딜레마다. 사태 향방은 이 난제를 어떻게 푸느냐에달린 것으로 본다.

검찰총장의 동생 문제는 물론 이사건의 핵심 요소는 아니다. 이씨와 주변 인물들은 총장을 겨냥하고 동생에게 접근했겠지만, 그런 가족관계 연고가 막중한 검찰 총수의 직무 수행에 곧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동생과 거의 왕래가 없었다는 총장 본인의 해명이 아니더라도, 이 사건 자체가 그 정도 로비에 좌우될 사안과는거리가 멀다.

총장 동생 문제가 갖는 의미는 오히려그 것이 전체 로비 커넥션의 크기를 상징한다는 데 있다. 정ㆍ관계 고위인사를 로비 대상으로 삼는 것은 흔하지만, 검찰 총수를 직접 겨냥한 사실은지역 연고 등을 떠나 상식과 관행을 초월한다.

검사장급 수사 책임자와 친분을 가졌으니 총장에게도 접근하려 했는지 모르나, 더 넓은 로비의 일환으로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실제로 이씨는 정치권 로비를 대행한 폭력조직 보스 출신에게 100억원대 로비 자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로비 대상이 많았으리란 추측이 따른다. 이씨 스스로 사설펀드를 조성, 정ㆍ관계의 전ㆍ현직 고위 인사들에게 해외 전환사채 매입과 주식 투자를 통해 많게는 10억원대 시세차익을 얻게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용호 의혹’의 핵심은 바로 이런 무성한 소문과 주장이다. 검찰이 밝혀야 할 진상도 바로 여기에 어떤 인사들이 어떻게 얽혀 이씨의 불법과 사기 행각을 비호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의혹 속의 인사 가운데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가려내면 이들이 검찰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자연스레 드러날 것이다.

문제는 이 길목에 당초 사건을 수사한 검찰 간부들이 있다는 점이다. 또 이들의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검찰총장이 어떤 식으로든 의혹에 연루된 사실은 감찰 및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얻는것을 한층 어렵게 한다.

여론과 야당의 특별검사제 압박과 정국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정권과 당사자의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원칙과 순리를 따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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