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보물선’ 종목들이하나 둘 침몰하고 있다. 보물선을 발견했거나 인양키로 했다는 발표와 함께 주가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이 결국 금 수저 한 벌 건지지 못한 채 아예회사가 문을 닫고 있다.증시 전문가들은 “보물선 테마가 부도 직전에 몰린 회사가 대주주 지분을 털기 위한 단골 메뉴로 악용되고 있는 만큼 허황된대박의 꿈을 쫓지 말라”고 당부한다.
증시에 보물선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것은 동아건설. 지난해 12월 초 러일전쟁 당시 금괴를 실은 채 침몰한발틱 함대 소속 돈스코이호의 선체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인양권을 주장한 동아건설은 무려 17일 동안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금괴 추정액이50조원에 달한다는 소문과 함께 315원이었던 주가는 무려 3,265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동아건설은5개월 뒤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고 6월7일 결국 상장폐지됐다. 상장 폐지 당시 종가는 30원. 대박을 쫓던 투자자는 쪽박만 찼다.
동아건설의 바통을 이은 것은 삼애인더스. 돈스코이호 인양권을 인수한다는 루머가 돌면서 주가가 상승한 삼애인더스는남해안 진도군 죽도 보물 발굴사업과 서해안 보물선 인양사업까지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초 2,000원도 안됐던 주가가 6월초 장중 한때 1만7,600원까지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삼애인더스 주가는 최근 대주주인 G&G그룹 이용호 회장의 구속과 함께 하염없는 하한가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20일 삼애인더스 주가는 1,830원까지 추락,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20일 1차 부도를낸 흥창도 보물선 관련주다. 원래 중계기와 증폭기 등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흥창은 군산 앞바다에 침몰한 쾌창환이라는 배를 인양하는 사업에 지분을출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6월 중순 1만5,000원대에서 한달만에 2만원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고 이날 1차 부도가나면서 아예 거래가 정지됐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보물선 관련주가 상승하는 것은 펀더멘털이나 실적과는 상관없이 수급 불균형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투기적 성격의 매수세가 달라붙기 때문”이라며 “장이 안 좋을수록 기본에 충실한 정석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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