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이용호 회장의 머니게임이 구조조정전문회사(CRC)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이씨 사건은 시세조종과 검찰의 수사축소 의혹에 국한돼 왔지만,정치자금과의 연계설 등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의혹이 더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CRC를 발판으로 문어발 기업확장
이씨는 1996년 G&G의 전신인 세종투자개발을 설립,기업 인수·합병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본격적인 기업사냥은 99년 4월 CRC인 G&G를 출범시키면서 부터다.
이씨가 G&G를 통해 공식 인수한 기업은 인터피온 레이딩 광주리버티호텔 등 4개사로 모두 816억원이 투자됐다. 이씨는 이들 회사의 증자나 주가조작으로 자금을 끌어 모은 뒤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문어발 방식으로 순식간에 계열사를 10여개로 늘려나갔다. 자본 10억원에 불과한 G&G는 삼애인더스(삼애실업) KEP전자 조흥캐피탈 스마텔 등 상장사 외에 바에오제노믹스 시스웨이브 리빙 TV쌍용화재 등을 거느린 모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이씨 목적이 기업의 건실화보다는 머니게임에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현재 인수전보다 더욱 부실한 회사로 전락해 버렸다. 인터피온 삼애인더스 KEP레이디 등은 지난해 회계감사 결과 모두 의견거절이나 한정의견을 받았다.
■CRC와 로비 커넥션
CRC는 부실기업 인수와 정상화 및 인수·합병 과정에서 주가상승과 매각차익 등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어,99년 도입이후 증시에서는 대박을 터뜨리는 비책으로 통해왔다. 부실기업 1개를 구조조정이란 포장을 해 재상장해도 30억~50억 인터피온의 경우 조가가 단숨에 6배 이상 상승하긱도 했다.
하지만 부실기업 매매과정에는 채권은행,담당재판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탈법적인 거래를 수반하기 때문에 로비가 필연적이라는게 업계의 이야기다. CRC에 정통한 한 증권계 인사는 "부실기업인수와 매각 같은 M&A는 올해 증권가 최대의 테마였다"며 "이를 위해선 로비력,자금력,다양한 금융기업이 필요한데 ,정치권·법조계-금융계와 커넥션이 이뤄질때 가장 손쉽다"고 말했다. 특히 로비의 정점에 정치인들이 위치해,CRC와 정치인의 커넥션은 증시의 단골 루머로 올라있다.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CRC인 A사의 경우 여권 인사의 자금줄이며 이 회사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인 B기업 펀드에 또 다른 정치권 실세의 자금이 들어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자금 창구의혹
일부에선 정치인들이 CRC를 정치자금 창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CRC르 통한 정치자금 마련은 작년에 이미 '계산'을 끝내고 큰 유행을 했다"며 "여야 모두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증권가에선 '00기업은 정치인 누구의 돈이 들어가 있다'는 식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CRC는 용들의 펀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이씨는 각종 수법으로 재산을 1,000억원대로 불렸지만,그 과정에 동원된 로비와 검은거래 의혹으로 볼 때 현재까지 밝혀진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는 셈이다.
이태규기자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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