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을 가야 인생이 보인다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한눈 팔지 않고 평생 외길을 걷는 사람들은 존경스럽다.아니, 요즘의 부박한 세태로 보면 미련하다고 해야 할까.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엄연히 직업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시류 따라 요리조리 잘 움직여야유능하게 비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진기자를 포함한 전직 기자 20여 명이 취재해서 쓴 ‘한 길을 가야 인생이보인다’는 전국에서 찾아낸 외길 인생 40명을 소개하고 있다. 상권에 스무 명의 삶을 담았고, 나머지는하권으로 나온다.
101세의 최고령 법학자 최태영 박사, 구순의 나이에도 남대문 시장에서 시계를 수리하는 이원삼씨, 평생 길쌈을 하며 자식을 키운 오재분 할머니, 나이트클럽 말단 종업원에서 서울 최고 이탈리아식당의 총지배인이 되기까지 30년넘게 웨이터로 살아온 김응화씨 등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일에 긍지와 열정을 갖고 살아온 이들이다.
숱하게 쏟아져나오는 유명인들의입지전적 성공담들이 가끔 보통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차분한 감동을 준다. 아, 이런 인생도 있구나,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다짐과 함께.
아쉬운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고작 10여쪽으로 정리돼 그들 삶의 무게와 부피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각각 한 권의 평전으로 내도 좋을 내용이 이처럼 간략하게 압축된 것은 지면의 제약 탓이려니 하면서도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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