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와 맺은 계약을 어기고, 임의로 수익사업을 추진하다 2,000만달러(250억원)의 계약 이행보증금을 추가로 예치하는 굴욕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조직위는 이 과정에서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5억5,584만원을 인출, OCA 간부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5월 말부터 한달간 부산아시안게임 준비상황을 특감한 결과 드러났다.
감사 결과 조직위는1995년 ‘OCA 사업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자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이행 보증금으로 100만달러를 OCA에 예치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계약을 무시하고1996년부터 마스코트 등 휘장사업을 국내업체에 맡겨 독자적으로 수익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8월 OCA측으로부터 대회개최권 박탈과 손해배상 청구,계약 이행금 몰수 통보를 받았다.
재협상에 나선 조직위는 지난해9월 당시 한기복(韓基復) 사무총장을 시드니로 보내 ‘마케팅 등 사업추진에 관한 모든 권한이 OCA에 있음을인정하고, 이를 보증하기 위해 2,000만달러를 추가로 OCA측에 예치한다’는 내용의 협약을비밀리에 맺었다.
이 협약에는 계약내용이 지켜질경우 올 10월16일 1,000만달러, 내년 12월16일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계약체결 사실이 언론에 공개될 경우 약속불이행으로 간주해 OCA가 예치금을 인출하겠다’는 몰수 조항도 담겨 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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